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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문백답

질문 1. 당신의 가장 큰 꿈과 열망은 무엇인가요?

by 최은영

내가 진짜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봤다. 사실 이런 고민은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어떤 날은 “그냥 돈 많이 벌어서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또 어떤 날은 “돈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사느냐”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결국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원점으로 돌아온다. 머릿속에서 끝나지 않는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삶은 결국 내가 나의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나는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큰 무언가를 창조하며 살고 싶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생각이나 끝나지 않는 계획을 넘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진취적이고 건설적인 일에 도전하고 싶다. 마치 박혁거세가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 것처럼, 나도 나만의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거창한 결의를 다지면서도 현실은 책상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준비 운동만 하고 있지만 말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정형화되지 않은 삶이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 정도는 가져야 한다", "이 정도는 이루어야 한다"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색을 입힌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정의하는 성공은 세상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만족하고 흡족할 수 있는 삶,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 나다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이다.


돈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돈만 좇는 삶이 반드시 성공적인 삶은 아니다.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것들, 오직 나만의 고유한 시간으로만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을 쌓아가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진심을 다해 얻은 경험, 추억, 그리고 시간을 들여 쌓아 온 기술과 취향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것들은 내가 나 자신에게 진실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중요한 증거이자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다.


내가 꿈꾸는 삶은 단순히 돈이나 물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드는 순간까지, 내가 좋아하는 시간과 일로 하루를 채우고 싶다. 그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여유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고유한 시간과 에너지를 진정 가치 있는 방향으로 투자하며,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


내 삶의 중요한 일부는 본업에서 비롯된다. 나는 의사로서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을 한다.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까지 함께 어루만질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내가 바라는 의사는 단순히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믿음을 주는 의사’다. 환자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 진료를 마치고 나가는 환자가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진심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또한, 나는 글을 쓰는 데 시간을 쏟고 싶다. 내가 느끼고 배운 것들을 글로 풀어내 사람들과 나누고,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언젠가는 나만의 서점 겸 카페를 열어 글과 창작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단순한 작업실이 아닌, 책과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사람들과 교감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가족, 친구,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여행을 떠나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삶. 그런 순간들이 내가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이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요즘 들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함께 쌓는 추억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결국, 내가 꿈꾸는 삶은 나의 고유한 시간으로 채워진 삶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삶,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 그리고 나만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것들이 나를 증명할 것이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물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흐른 뒤, 당신에겐 무엇이 남았나요?”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내게는 사랑이 있고, 추억이 있고, 사람들과 나눈 따뜻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남긴 흔적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꿈꾸는, 나다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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