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요?
내가 사람들에게 가장 알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 당신이 보는 나의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신뢰를 쌓는 데 시간이 걸린다. 조용한 성향 탓에 때때로 무심하거나 차가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깊이 생각한다. 단지 그것을 바로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
오히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여긴다. 쉽게 다가가고 쉽게 멀어지는 관계보다, 깊이 있는 연결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한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나 가벼운 소문 속에 휘말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대신 진실한 대화, 신뢰할 수 있는 교감, 그리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일까. 때때로 나는 오해를 받는다. 조용한 성향이 무심함으로 비치고, 선을 긋는 사람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누구보다 많은 것을 보고,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나는 머문다. 스쳐 가는 눈빛, 무심한 듯 건넨 말 한마디,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한 작은 습관까지도 내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나는 그런 작은 것들을 알아채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거창한 말보다 진심이 묻어나는 사람, 과장 없이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 내면이 단단한 사람. 나는 그런 사람들과 있을 때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더 나다운 내가 된다.
그런데 가끔은 나도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대담하게 나를 드러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묘한 동경이 든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내가 지닌 ‘조용한 강함’을 잃고 싶지는 않다. 신중함은 내 약점이 아니라 나만의 힘이다. 나는 말의 무게를 생각하고, 관계의 깊이를 고민하고, 불필요한 소음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자, 나만의 존재 방식이다.
다만, 이제는 조금 더 솔직해지고 싶다. 아주 작은 변화라도 스스로에게 허락하고 싶다. 글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나를 꺼내 보이고, 순간의 망설임 없이 내 생각을 말하고, 누군가의 눈치를 보기보다 내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내딛고 싶다. 그것이 내 방식의 용기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차분하지만 흔들리지 않게.
나는 단순히 내성적인 사람이 아니다. 관심이 없어서 침묵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의 세계를 열어 보일 수 있는 순간과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내가 마음을 열었을 때, 사람들이 단순한 ‘조용함’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단단한 진짜 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