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그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알지 못했던 일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알게 모르게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스스로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나보다 먼저 타인의 시선을 살피게 되고, 마음보다 상황을 고려하며, 나의 필요보다 타인의 요구를 우선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오랫동안 나를 지배해 온 태도이자 습관, 그리고 사고방식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친구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으며, 때로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다.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면 안도했고, 반대로 부정적인 시선을 받으면 내 존재 자체가 흔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확인받으려 했다.
자기 의심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 강함이라 착각했었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길이라 여겼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참는 것이 성숙함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종종 나를 무너뜨렸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허용하는 만큼이었겠지만, 선을 넘고 또 넘었다. 인내와 희생이 늘 선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내가 잃어버린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스스로의 가치를 아는 것은 단순한 자기애가 아니라 인생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근본적인 힘이다. 나를 아끼고 보호할 줄 알아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설 수 있다.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친절하지 않다. 자신을 지켜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과거의 나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과거의 내가 선택했던 배려와 양보가 때로는 나를 아프게 했지만, 그것이 나를 더 깊고 단단한 사람이 되게 했다고 믿는다. 다만, 나도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그 오랜 날들이 안타깝고, 아쉽고, 때로는 애석하게 느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