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을 고민할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인생은 무한하지 않으며,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그 시간을 채울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세워야만 한다. 내 삶에서 반드시 지켜내고 싶은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글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첫째, 내 가족과 친구들 곁에 항상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게 주어진 역할—딸로서, 자매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친구로서—그 모든 자리를 성실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지키고 싶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고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이 우선순위를 잘 지킨다면, 내 곁에 있는 이들은 삶이 고단할 때도 내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든든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내 직업에서 끝없이 탁월함을 추구하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존재이고 싶다. 은퇴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환자들에게 믿음직하고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내 목표다. 이렇게 나의 직업적 성장이 꾸준하다면, 나는 내 삶의 의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나는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존재이고 싶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조금 더 나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크고 화려한 변화가 아니라, 내가 닿을 수 있는 아주 작은 범위 내에서라도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살고 싶다.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인해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이라도 밝아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넷째, 신앙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솔직히 이건 정말 쉽지 않다. 믿음을 지키는 것조차 어렵거니와, 그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때론 고단하고 외로운 길이지만, 그 길 위에서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고 싶다. 내가 지켜내려 하는 믿음은, 완벽한 확신에서 오는 게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끝내 붙들고 있는 정직한 믿음이었으면 좋겠다.
다섯째, 내가 정의한 나만의 성공을 이루며 살고 싶다. 내게 있어 성공은 단순히 돈이나 명예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일을 하는 자율적인 삶이다. 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순간’을 많이 만들고, 나답게 사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공이라고 믿는다. 이 성공은 남의 평가가 아니라 오롯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이어야 한다.
여섯째, 이 모든 것을 지켜내기 위해 반드시 건강해야 한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이룰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 삶의 모든 가치와 목표를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고 돌보며, 꾸준히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삶의 여정을 즐겁게 걸어가고 싶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웃음과 즐거움이 없다면 그 삶은 무미건조해질 수밖에 없다. 진지함과 성실함 속에서도 가볍게 웃을 수 있고, 순간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갈 때, 비로소 삶은 의미로 가득 찬다.
이렇게 나의 우선순위를 하나씩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더 명료해진다.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을 이루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답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이 방향성을 잊지 않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