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나는 겉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내면에서는 조용한 변화를 겪었다. 무엇보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생겼다. 여전히 많은 것을 깊이 느끼고 고민하지만, 이제는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나 자신을 더 믿는다.
가족, 신념, 그리고 삶의 방향처럼 내게 진짜 소중한 것들을 더욱 깊이 품게 되었고, 순간의 감정보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보다는, 의미 있는 삶을 꾸려가고 싶다는 조용한 열망이 내 안에 자리 잡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알게 되었다. 예뻐야 하고, 똑똑해야 하고,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괜찮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던 나를.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런 조건 없이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는 곳에 나를 억지로 붙잡아두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담담히 걸어 나오고, 굳이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조급히 서두르기보다는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배웠고, 그 안에서 오히려 더 큰 힘을 얻고 있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경계를 세울 수 있게 된 것도, 그 힘 덕분이다.
이제 나는, 변화에 휘둘리기보다,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도, 나는 점점 더 자연스럽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