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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5. 지난 1년 동안 당신은 어떻게 변했나요?

by 최은영

지난 1년 동안, 나는 겉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내면에서는 조용한 변화를 겪었다. 무엇보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생겼다. 여전히 많은 것을 깊이 느끼고 고민하지만, 이제는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나 자신을 더 믿는다.


가족, 신념, 그리고 삶의 방향처럼 내게 진짜 소중한 것들을 더욱 깊이 품게 되었고, 순간의 감정보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보다는, 의미 있는 삶을 꾸려가고 싶다는 조용한 열망이 내 안에 자리 잡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알게 되었다. 예뻐야 하고, 똑똑해야 하고,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괜찮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던 나를.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런 조건 없이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는 곳에 나를 억지로 붙잡아두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담담히 걸어 나오고, 굳이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조급히 서두르기보다는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배웠고, 그 안에서 오히려 더 큰 힘을 얻고 있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경계를 세울 수 있게 된 것도, 그 힘 덕분이다.


이제 나는, 변화에 휘둘리기보다,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도, 나는 점점 더 자연스럽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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