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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문백답

질문 47. 당신에게 영향을 준 책에 대해 써주세요.

by 최은영

나는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믿는다. 한 권의 책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한 줄의 문장이 마음을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나의 삶 역시 그 영향을 깊이 받아왔다. 한 권만 고르는 것은 너무 어렵고, 추리고 추려 결국 다섯 권을 고르게 되었다.


《해리포터》는 처음으로 밤을 새워가며 손에서 놓지 못했던 책이었다. 영어 원서로도 완독한 첫 책이었기에 더 특별했다. 무엇보다, 글이라는 것이 남녀노소를 초월해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들 수 있다는 힘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빨간 머리 앤》은 어릴 적 만화영화로만 알고 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유학 시절, 외롭고 힘들던 때에 책으로 다시 만난 앤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상상력과 따뜻한 마음 하나로 살아내는 앤을 보며, 나도 내 작은 세계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웠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사랑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삶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세상을 이해하려 애쓰던 시기에,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잊지 않게 해 준 책이었다.


《연금술사》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시간에 따라 다르게 말을 거는 책이었다. 어린 시절 읽었을 때와 성인이 되어 읽었을 때, 전혀 다른 질문과 깨달음을 주었다. 진짜 보물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은 결국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조용히 일깨워주었다.


《성경》은 나의 가장 깊은 뿌리였다. 흔들릴 때마다 삶의 자세를 일깨워주었고, 그 안에서 다시 길을 찾게 했다. 나는 특히 전도서, 시편, 잠언을 좋아한다. 조용히 읽다 보면, 문득 삶의 중심을 바로 세우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 책들은 각기 다른 순간, 다른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어떤 책은 나를 안아주었고, 어떤 책은 조용히 등을 떠밀었다. 그리고 그 모두가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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