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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9. 당신이 마지막으로 축하한 일은 무엇인가요?

by 최은영

내가 마지막으로 축하한 일은, 동생의 생일이었다. 동생은 멀리 외국에 있었지만, 나는 엄마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조용히 기념했다. 동생을 세상에 데려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하지만 대체로 나는 특정한 날만을 기다려 축하하지 않는다. 나는 매일을 기념하며 살아가려 애쓴다. 아껴두지 않고,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제때 건네려 한다. 물론, 그럼에도 후회는 남는다. 하지만 덜 후회하기 위해, 나는 오늘을 가능한 한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먹고 싶은 것은 남겨두지 않고, 좋아하는 옷은 특별한 날을 기다리지 않고 입는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먼 훗날을 기약하지 않는다. 주고 싶은 선물이 생기면, 그 마음을 미루지 않고 바로 전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한 지금 한다.


인간이 끝내 정복하지 못한 것은 시간이라 했다. 내게 허락된 시간은 언제나 ‘오늘’뿐이다. 내일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 경험으로부터, 그리고 내 주변 인생 선배들의 삶으로부터 보고 배운 진리다.


그래서 나는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그리고 내 자신과 함께 좋은 순간들을 가능한 많이 쌓아간다. 후회가 아닌, 기억으로 가득 찬 시간을 만들기 위해.


슐라이커 저우아드의 책 제목처럼, ‘엉망진창인 채 완전한 축제’를 벌이듯, 나는 오늘을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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