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9시에 퇴근하고,
다시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주섬주섬 출근 준비를 하다
이런 생각이 스쳤다.
삶의 묘미란,
이미 아는 것도 모르는 것처럼
살아갈 때 생기는 게 아닐까.
삶은 어쩐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뜻밖의 행운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처음 맞는 하루처럼 아침을 반기고,
무엇이든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설렘을 안고,
누구를 만나도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편견없이 대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미 다 안다는 지루한 표정 대신,
오늘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하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하루를 살아가야지.
똑같은 직장, 똑같은 관계, 똑같은 일상일지라도
그 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새로운 순간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사랑하고 살아가려는 그 마음,
그게 아마 삶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일일 것이다.
류시화 시인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