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by 최은영

어젯밤 9시에 퇴근하고,

다시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주섬주섬 출근 준비를 하다

이런 생각이 스쳤다.


삶의 묘미란,

이미 아는 것도 모르는 것처럼

살아갈 때 생기는 게 아닐까.


삶은 어쩐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뜻밖의 행운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처음 맞는 하루처럼 아침을 반기고,

무엇이든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설렘을 안고,

누구를 만나도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편견없이 대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미 다 안다는 지루한 표정 대신,

오늘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하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하루를 살아가야지.


똑같은 직장, 똑같은 관계, 똑같은 일상일지라도

그 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새로운 순간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사랑하고 살아가려는 그 마음,

그게 아마 삶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일일 것이다.


류시화 시인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