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결혼보다 파혼

30대 후반, 그래 엎자. 가치관이 안맞는데 엎자.

by 청포도라떼

어른들 하나같이 말하는 소리

눈 깜짝하면 60이다.

맞다. 살짝 눈 반감으니 30대 후반이다.


제대로 된 사랑도 못한 채 돌아가는 건가.

하는 조바심에 30대 중반에 만난 남자친구와

어찌저찌하다보니 결혼 문턱앞에 왔다.


연애와 결혼은 엄연히 다르다 라는 어른들 말은

내 귓가에 멤돌지 않고

뇌에서 삭제 버튼을 눌러,

6살 연하 남자친구와 알콩달콩 잘 살꺼다

확신을 가진 채

24년 8월 엄마아빠에게 소개시켰다.


생각 해보니, 그 때 더 빨리 멈출 껄

아니 1년차 연애때 그냥 멈출껄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나의엄빠 니가 좋으면 됬지. 스몰웨딩 그거 하면 되지.라며

여동생을 먼저 시집보낸 집안 답게

모든 루트는 내가 중심이다. 웨딩도 별로 관심 없고

그냥 다른 나라가서 여행다녀왔다가

쫜 하면 한국이길 바란 나를 잘 알고 있었던 엄빠였기에,

전 남자친구 얼굴을 한번 보러왔다 라고 가벼이 여겼다.


그렇게 내 엄마아빠에겐 oK사인.


이젠 상대편쪽 엄빠 차례다.

3개월이 지난 11월달. 미루고 미뤄 드디어 만났다.

첫 대면이니까 얼마나 뻘줌한 분위기 인가.

그리고 잘 보이고 싶은 자리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때 그 인간은 불쑥 자기엄마아빠에게

나를 여자친구로 소개시키자

나는 머쓱한 웃음 호호호 하하하 mz연사웃음

시전하며 당시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았다.


뜬금포 두 번째 상황

밥이 나오자마자 기도부터 하는 이 낯선 환경.

음 뭐랄까?.. 하 싫다.


맞다. 나는 기독교를 좋아하지도 아니 정확히는

싫어하는 편에 속해있어

결혼이야기가 나온 연애 6개월차에 짚고 넘어갔다.

그게 모조리 무시되었다고 느껴졌다.

물론 다 좋은 마음으로 이행하셨고 매일마다 풍경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갈수 있지만, 목각인형처럼 굳어져

주님께 하는 소리가 나에겐 삐삐삐삐로 들려졌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

결혼식. 맞다 이 집안에서는 이 친구가 첫번째 결혼이고 장남이다.

결혼식은 꼭 해야한다고 몇번을 말씀하셨고

예산이 없다면, 군대재단쪽에서 하자고 하셨다.

결혼식을 하지 않으면 추석이나 가족행사할때 나를 어떻게

일일이 소개 하냐는 말씀 등등


아니.. 왜?.. 결혼식을 맞다. 다 처음이니까

다 보여주고 싶은게 맞다.

그 어색한 자리에서 그렇네요 더 나은거 같네요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처음 보는 자리에 내 주장을 펴기엔

참 .. 잘보여야 하는 자리에서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 결혼식을 안하는게 아니다.

집에 보태는게 낫고,

그리고 결혼식보단 결혼 후가 더 중요하고

나는 웨딩드레스보다 정장이 더 잘어울리는 사람이라

휘황찬란한 드레스, 호호 웃으면서

사람들을 다 만나야하는 그 과정이 싫은거다.


그 녀석의 엄빠를 만나고나서

그 친구 연애시절에 했던 행동들이

불현듯 다 떠올랐다.



자기가 알아온 집밥들은 문을 닫아.

매번 서치하고 전화해보라고

내가 말했던 사소하고도

나랑 행동 가치관이 안맞았던

모든 순간이 뇌에서 폭죽 터지듯

화려하게 나를 불안으로 이끌었다.


그렇다.


결혼은 말로 결혼하자 라고 할수 있어도.

결혼식과정을 준비하며 많은 힘과 조율이 들어가며

가족간의 의사소통형태를 바라볼 수 있다는걸.

그제서야 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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