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유한한 것. 한정된 살가죽과 시간을 붙들고 최대의 가치를 끌어내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 했던가. 평생을 바쳐야 비로소 살았음을 남긴다니, 가장 비효율적이고 가치절하스러운 행위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야 하고.
죽어서도 천당에 간다는 무한한 영혼을 유한한 신체 속에 지닌다는 건 시간과 저당하여 이 땅 위에 무엇을 남기리라는 의지인가. 그렇담 물 같은 시간은 죽음을 담보로 흐르는 것이겠지.
죽음과 삶은 맞닿아 있음으로, 죽기 위해 살아 있는 우리는 무한해질 것인가, 제한돼 있는 것인가.
소위 ’아름답다‘ 평가받는 것들은 그 미를 잃을 때까지 죽어가는 것이지. 하지만 그것이 무의미하다 말할 수 있는 이 누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