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까기 ep.1

by xohee

번화가에서 서비스직을 많이 했던 터라, 여러 이상한 사람을 만나봤지만 진짜 대단했던 사람이 있었다.


올해 초 나는 갑작스러운 이사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고민하던 중 운이 좋게도 집 근처에 급여도 괜찮은 곳에서 공고가 올라왔었다.


면접을 보았고, 당일 합격하여 얼마 되지 않아 일을 시작하였었다. 인수인계는 주방보조가 도와줬고, 혼자서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다행인 건 알려주던 사람이 동갑이라는 점.


첫날부터 약간의 실수에, 사장님이 다 들리게 주방 안에서 쌍욕을 하였다. 10분 가까이 이어지던 욕에, 퇴사 생각이 절실 해졌으나 '사장님이 원래 다혈질이니까 이해하고, 요리 끝나면 착하다'라고 주방보조 친구가 다독여주었다.


같이 계시던 셰프님은 젠틀하셨었다. 물론 이 분도 바빠지면 약간 성격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으나, 평소에는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들었고 항상 신경 써주셨다.


그러나 두 분의 갈등과 셰프님의 건강 악화로, 새로운 주방 실장을 구인하게 되었다. 사장님은 면접을 본다면서 30분 넘게 계시기에, 요리 테스트 중인가 했더니 그 시간 동안 대화중이었고 건너 건너 지인이라며 바로 합격을 주셨다.


누가 알았을까? '왜 저러지' 싶은 사장님이 천사로 보일지. 새로운 실장이 온 날부터 숨 막히는 하루하루의 시작이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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