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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름을 아시나요?

제주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오름을 올라보세요(사진 금오름)

by 제주 스토리 작가


나는 1년 6개월 갸량 제주에 살고 있는 이주민이다.
육지에서 제주로 이사한 이주민들 중의 하나인데, 요즘 제주도민의 30~40%는 나와 같은 이주민들이 차지 하고 있다.

제주를 제대로 알려면 1년 이상 살아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막상 1년 이상 살아보니, 1년은 너무 짧고 3년 이상은 살아야 제주를 속속들이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제주의 매력은 보면 볼수록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제주 곳곳을 많이 다닌다고 다녔는데도 아직도 새로운 곳이 나오고, 새로운 경험들이 툭툭 튀어 나온다.
봄,여름,가을,겨울! 누구나 누리는 4계절이지만, 제주에서는 4계절 자연의 모습들이 각각의 새로운 매력을 뽐내며 다가온다.

봄에는 벚꽃투어와 고사리 꺾기, 윗세오름의 철쭉들이 반겨주고, 여름에는 바다에서 액티비티하게 스노쿨링과 서핑을 즐길 수 있고, 가을엔 오름에서 나부끼는 억새와 함께 바람을 맞이하고, 겨울에는 설산 한라산을 즐길 수 있는 곳!
지난 1년간 경험 했던 이야기들을 모두 풀어 낼 수 없지만, 제주의 자연을 느끼려고, 4계절을 제대로 맞이하려고 참 많이도 다녔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매력을 느낀 곳은 바로 오름이다.
10년전만 해도 오름을 오른다라는 표현이 많지 않을 정도로 생소한 장소였는데, 지금은 오름 여행이나 오름 투어가 제주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되었다.
이효리와 아이유가 금오름 정상에서 노을을 본 방송 장면이 화제가 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의 자연을 찾으면서 인기 있는 장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보는 관광에서 즐기고 느끼는 체험형 관광으로 전환하는 시대적인 변화의 바람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름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제주도는 육지와 달리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화산섬이다.
한라산을 제외한 제주 전역에 분포하는 단성화산, 기생화산을 말하는데. 제주에서 통용되는 순 우리말이 바로 오름인 것이다.
제주에 있는 각 봉우리나 산들 대부분을 오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름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제주도를 탄생 시켰다는 설문대 여신인 설문대 할망의 이야기이다. 태초에 탐라(제주의 또 다른 명칭)에는 키가 크고 힘이 센 설문대 할망이 살고 있었는데, 설문대 할망이 흙을 날라 한라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터진 치마 사이로 떨어진 흙덩이들이 오름이 되었다는 것., 참 재미있는 상상력이 가미된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제주도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오름은 몇 개나 될까?

한라산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는 대략 368개의 오름이 있다.
서울의 3배 정도 되는 제주 땅에 368개나 되는 오름의 개수만 봐도 화산활동이 얼마나 활발했는지 짐작이 된다.

하지만 368개의 오름 중에서 탐방을 할 수 있는 곳은 100여개 정도에 그친다.
그 많은 오름을 모두 다 오를 수는 없고, 풍광이 멋지고 가볼 만 한 오름을 소개하려고 한다.
오름이 제주 전역에 분포하기 때문에 동쪽과 서쪽을 나누어 탐방 일정을 잡으면 좋다.

가볼 만한 오름을 동서로 나누어 소개 하자면,

서쪽을 여행 중이라면 금오름, 왕이메오름, 새별오름, 군산오름, 송악산이 좋고

동쪽을 여행 중이라면 다랑쉬오름, 따라비오름, 거슨세미오름, 백약이오름, 아부오름을 권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이렇게만 나열해도 10개의 오름이 선정된다.
제주도를 여행 중이라면 1일 1오름을 권하는데, 오름 정상에 올라가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정상에서 만나는 한라산 전경과 다양한 오름 군락들,
30분에서 1시간만 올라가도, 다양한 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게 된다.
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파랗게 눈이 부신 제주의 바다와, 흑룡만리라 불리는 현무암 돌담들, 초록 양탄자 같은 밭들, 초원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말들까지!!!
거기에 저녁때 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여행중의 하이라이트가 될 만큼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제주 오름 탐방을 적극적으로 권하게 된다.
난이도로 보면 아부오름과 금오름, 거슨세미오름, 백약이오름이 그나마 낮은 오름이여서,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이거나 저질체력?인 분들에게는 위 오름을 추천한다.

오름 정상에서의 풍광은 누가 뭐래도 다랑쉬오름과 따라비오름을 따라올 수 없다.
오름의 제왕, 오름의 여왕이라는 이름이 그냥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난이도로 보면 중상으로 체력적으로는 약간 힘이 드는 곳이지만, 오름을 탐방하겠다 마음 먹었으면 꼭 한번 이상은 가봐야 하는 오름이다.
특히 10월경부터 11월까지 6개의 능선을 따라 파도처럼 출렁대는 억새를 온 몸으로 느끼며 올랐던 따라비오름의 풍광은 미쳤다고 할 만큼 멋진 곳이었다.

제주 오름에 푹 빠져 일주일에 1번~2번은 오름 탐방을 가곤 한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오름이라, 자주 올라가도 늘 새롭다.

특히 4월~5월은 각 오름들에 고사리들이 올라오고 있어, 재미있는 고사리 꺾기 체험까지 할 수 있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갈 만큼 유명한 것이 제주도 고사리이니, 4월에서 5월 제주도 여행 중이라면 오름에서 고사리 꺾기도 함 해보시라
6월엔 산수국 꽃들이 피기 시작해 오름을 오르는 동안 눈이 즐거운 오름 탐방이 될것이다.

마지막으로 6월에 가볼만한 오름으로 영실과 윗세오름을 꼭 가보시라고 권해 드린다.

나의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작가님이 극찬한 곳으로, 6월에 가면 선작지왓과 족은 윗세오름, 한라산 화구벽을 둘러싼 분홍빛 철쭉꽃에 제대로 매료 되고 온다.

제주의 자연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화산섬을 이해하고 싶다면, 거기다 멋진 인생 샷을 남기고 싶다면 오름으로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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