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산수국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영주산을 근 1년 만에 왔어요
작년 초봄에 남편과 성읍 민속마을에 놀러 왔다가 잠시 들렸던 오름이었는데
오르는 길이 예쁘고 산수국 새싹들이 계단옆으로
올라오는 걸 보면서
산수국 피는 6월에 다시 오면 너무 좋겠다 하는 오름이었어요
그런데 1년이 넘어왔네요
제주도에 갈 곳이 많다는 핑계로
1년을 넘겨 드디어 6월에 왔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조그만 소화산체를 오름이라고 하는데 영주산은 오름이 아니고 왜'산'이라 불리었을까요?
여러 설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이야기로는
제주도의 유배 온 양반들이 육지에서는 보통 조그마한 뒷산도 산이라고 하는 것처럼 '산방산', '송악산', '단산', '군산'등 오름을 '산'이라는 명칭을 썼다고 해요
그걸 보고 자연스럽게 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오름이 생기게 된 거죠
특히 서귀포 대정 쪽으로 유배온 양반들이 많아서인지 서귀포 대정부근의 오름들이 '산'이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린답니다
그래서 '오름', '산'이라는 2가지 명칭으로 모두 불리는 겁니다
즉 '영주오름', '영주산' 모두 똑같은 명칭이에요. 잠깐 제주오름과 산에 대한 정리를 했습니다
평소에 궁금해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초입에 진드기 퇴치기 꼭 뿌려야 해요
제주 오름을 여름에 오르신다면 참고하세요
들어가는 초입부터 벌서 진초록 들판이 보입니다 벌써부터 설레네요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평야가 고사리밭인 거예요
제주 고사리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꺾는 답니다
6월에도 종종 순한 고사리들이 올라와요
고사리를 봤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20분가량 정신없이 꺾었네요
저는 제주도 살면서 고사리꺾기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회사에 고사리꺾기를 여행상품으로까지 만들었어요 대히트였지요^^
영주산의 가장 큰 첫 번째 특징은
소를 방목하는 오름이라는 거예요
제주도에 368개 가까운 오름이 있는데 말을 방목하는 오름은 종종 있는데
소를 방목하는 오름은 많지 않거든요
소들이 순하고 착해서 사람들이 지나가도
풀만 열심히 뜯어먹고 있네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옆에서 사진으로 동영상 촬영하고 있는데 옆으로 다가와서 약간 놀래긴 했어요
풀을 뜯어먹는 소리가 리얼하게 들립니다
소를 구경하며 길을 걷는데 소똥이 중간중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길을 걸을 때 조심해서 걷지 않으면...... 그 뒤 상황은 말 안 해도 상상되죠^^
야자매트를 걷다가 보면 계단이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산수국이 시작되는 거죠!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릴 만큼 산수국길이 예쁜 길이에요
정상이 가까워지니 빨간 철쭉도 반겨줍니다
보랏빛 산수국과 빨간 철쭉이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핸드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어요
요즘 이 모습 찍으려고 영주산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영주산 정상에 도착을 했어요
제주도 동쪽은 서쪽에 비해 오름 군락들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영주산은 무려 18개의 오름을 볼 수 있는 오름이네요
영주산 정상에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우도를 바라보며 한참을 머무릅니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의 모습은 성산일출봉 못지않게
멋있다고 소문이 나 있는 곳이에요
다음 영주산은 일출 보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꾸 올거리를 만들어 오는 게 여행의 묘미죠!
왼쪽으로는 성읍 저수지, 그 주변으로 오름 군락들, 그 앞엔 밭들과 돌담들
아래로는 방목으로 자유롭게 노니는 소떼들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조화로운 풍경입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오름을 계속 쉬지 않고 오르게 됩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하산? 할 시간.
함께 간 지인들과 제주도의 6월 오름을 맘껏 느끼고 온 시간입니다
오늘도 1 오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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