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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송이 천국. 7월의 붉은오름

(숲 트래킹 하기 좋은 붉은오름)

by 제주 스토리 작가

비가 온 뒤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는 고요한 붉은오름 숲 속 풍경


장마철이 되니 몸이 잔뜩 움츠려 드네요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어 에어컨 나오는 곳만 찾다가, 오름을 자주 걷던 사람인지라 그런지
몸이 근질근질해지고 기분도 우울해지는 것 같아 시원한 숲이 있는 오름을 찾게 됩니다

그런 찰나에 붉은오름을 방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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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붉은오름자연휴양림, 교래자연휴양림, 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자연휴양림 등이 있습니다

자연휴양림은 대체적으로 산책코스가 잘되어 있어 숲 체험을 하시고 싶은 분들께 강추하는 곳이에요

제주도에 갈 곳이 많다 보니 한 달 전쯤에서야 처음 가보게 되었는데 그때 붉은오름 숲길에 반해 이번만 벌써

3번째 방문입니다


저는 붉은오름 코스를 오르려고 붉은오름을 방문했지만,

많은 분들이 산림휴양관(휴양림 시설), 숲 속의 집

야영데크(캠핑), 세미나실을 활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랍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이라 가격이 참 착해요

야영데크가 제일 비싼 곳이 8,000원 밖에 안 하더라고요

날씨 좋은 날 아니면 우중 캠핑도 감성 돋고 좋을 것 같습니다

날이 흐렸는데도 캠핑을 하러 오신 분들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저는 남편과 건강산책 코스로 출발~~ 합니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제주도 분이 아니라면 처음 들어보 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 역시 제주도 살기 전에는 몰랐거든요

제주도민들이 많이 추천하시는 곳인데, 가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답니다

교래에서 사려니 숲길 가는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삼다수 공장이 나오고 3분 정도 더 가다 보면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이 나옵니다

사려니숲길과도 바로 붙어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위치합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숲길을 걷기 위해서인데요

왼쪽 사진처럼

생태탐방코스로 상잣성 숲길, 해맞이 숲길, 무장애 나눔 숲길과

건강산책 코스로 붉은오름 정상등반길로 이뤄져 있어요

저는 주로 건강산책코스를 트래킹 하는 편이랍니다

다음번에는 상잣성 숲길을 걸으려고 해요

'상잣성"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시죠?

상잣성은 오름에서 키우는 말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가장 위쪽으로 쌓은 돌담을 말해요

제주도 조상들이 말을 키울 때의 지혜중의 하나지요

또한 오름에 오르다 보면 산소들이 많이 보여요

오름이 명당으로 소문나서 그런지 산소들이 많은데 말이나 소들이 무덤들을 망가트릴 수 있기 때문에 돌담은 필수였답니다

이제 오름 오를 때 상잣성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말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쌓아둔 돌담이구나 하고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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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붉은오름 입구로 들어갑니다

입구에 피어 있는 산수국이 모양도 크고 선명한 빛깔을 띄고 있어 절로 눈길이 갑니다

가까이 가보니 벌친구가 찾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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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 길이라고 해서 데크로 잘 깔린 길을 걷습니다

삼나무로 둘러 쌓인 데크길을 걷다 보면 숨이 확 트입니다 피톤치드를 뿜어내 주는 삼나무 숲길 걷기는 자체로도 힐링이지요

특히 이곳은 숲 속 놀이터도 있어 꼬마친구들과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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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숲길을 걷다 보니 붉은오름 오르는 길이 나오네요

350m 거리를 올라가 보면 오름 정상이 나옵니다 걸어서 한 20분 정도 걸릴 거리예요

잘 정비되어 있는 오름들은 대부분의 길이 야자매트와 계단으로 꾸며져 있어요

또 하나의 팁은 계단이 나오면 아 이제 오르막을 오르는구나, 좀 힘들겠구나 생각하면 됩니다

이 습한 장마철에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곳은 웬만하면 사절!

붉은오름은 오르는 내내 거의 숲으로 이뤄져 있어서 시원하게 트래킹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죠. 땀도 쉬엄쉬엄 나도록 천천히 놀멍 쉬멍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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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중간중간 나무 이름을 읽으면서 천천히 숲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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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부근의 오름들은 비가 오고 난 뒤 버섯이 쑥쑥 잘 자란다고 해요

비도 많이 오고 습한 날씨들이 많아 버섯 재배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 있는 곳이 한라산 부근의 오름들이죠

저도 한라산 표고버섯을 좋아해서 자주 요리해 먹곤 했는데 향이 육지에 비해 더 진하고 맛이 깊은 것 같아요 제주도 청정 지역에서 자라서 더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이렇게 버섯을 보니 반갑네요

하얀 꽃밭을 본 느낌이에요 여기저기 뽀얀 모습을 한 버섯들이 쑥쑥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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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초록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아요

내 눈도 초록으로 물들어 내가 나무인지 나무가 나인지 헷갈려하며, 자연의 일부가 되어 걷게 된답니다

숲길을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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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올라오니 이제 비구름과 안개가 살짝살짝 걷히고 있더라고요

정상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못 봐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걷고 왔으니 다행이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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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만난 궤(동굴)가 신기합니다

제주도는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라 그런지 특이하게 생긴 돌도 많고 궤(동굴)도 많답니다

붉은오름은 오름에 있는 흙이 유난히 붉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흙이 붉은 이유는 화산송이가 많기 때문인데요

화산송이는 화산이 폭발할 때 가스를 내뿜으면서 떨어진 돌을 말해요

오름과 그 주변에서 발견되죠

돌들이 많다 보니 나무들이 바위에 그리고 다른 나무들과 뿌리를 뒤엉켜 가며 생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거든요

흙이 풍부하지 않은 곳에서 나무들이 나름의 생존을 하는 방법인 것이죠

가끔씩 버티지 못하고 나무 2~3그루가 뿌리째 뽑힌 모습을 종종 보는데 자연의 신비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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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매트 위로 떨어진 산딸나무 꽃잎을 보니 발걸음이 절로 멈춰지네요

야자매트에 눈이 살살 내린 것 같아요

천천히 한발 한발 발자국을 세면서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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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떴나 봐요

갑자기 환해지더라고요 잠시 하늘을 보려고 머리를 들었는데 나뭇잎이 반짝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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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매트 오솔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정다운 오솔길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알찬 하루도 챙깁니다

산책하기 좋은 곳! 천천히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곳!

지금까지 붉은오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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