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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불꽃들의 향연. 오름

제주 화산활동의 대표. 오름이 알고 싶다

by 제주 스토리 작가


제주도를 이해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약 18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화산섬'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산활동이 있었던 곳은 백두산과 한라산 두 곳인데

특히 제주도는 368여 개의 오름이 발견 될 만큼 수많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죠

화산활동의 산물이라는 생각 없이 오름을 그냥 올랐을 때는
정상에 올라가서 땀을 닦으며 경치 구경하고 시원한 물 한잔 먹으면 끝이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물론 행복하지만요.

그런데 요즘은 오름에 오를 때마다 버릇이 하나 생겼어요
오르기 힘든 급경사의 오름을 오를 때면 이 오름은 화산활동이 격렬했을까?
커다란 폭발이 있었겠지? 뜨거운 용암이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조용히 용암 길을 만들며 바닷가까지 이동했겠지?

이렇게 격렬했던 화산활동을 상상하며 오름을 오르게 된 것입니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예전 TV에서 보았던 다양한 화산활동들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비슷하게 상상이 됩니다
뜨거운 마그마가 분화구에서 솟구치는 모습과 콸콸 흐르는 용암을 생각하면
내 몸도 뜨겁게 데워지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너무 덥네요

아무튼 제주도에 있는 오름은 그런 화산활동에 의해서 하나둘씩 생겨난 것들입니다

제주도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과 비교가 되곤 하는데, 시칠리아도 세계적인 화산섬이기 때문이죠

영화 ’ 대부‘의 촬영지로 유명한 시칠리아 섬에 있는 3,323m의 에트나 산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활화산으로 지금도 화산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칠리아 섬에도 제주도의 오름을 닮은 화산체가 200여 개 정도 있다고 하는데요

제주도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대략 368개의 오름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시칠리아 섬은 제주도의 면적보다 12배가 큰 섬인데,

굳이 비교하자면 제주도 오름의 개수는 작은 면적에 비해 시칠리아보다 많은 화산체가 산재해 있는 거죠


제주도는 이처럼 오름의 천국이며, 살아있는 화산박물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서귀포로 이동할 때 보통 평화로를 타고 운전하는데 30분쯤 달렸을까요?
오른쪽 방향으로 거대한 초록 언덕이 보입니다
바로 ’새별오름‘. 새별오름을 필두로 초록색 오름들이 뭉게구름처럼 몽실몽실 올라와 있는데요

그 모습을 바라보면 여기가 우리나라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입니다
이렇게 이국적이고 색다른 매력을 갖춘 오름에 오르는데 아무 상식 없이 올라가면
그냥 산 하나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과 똑같습니다
기왕이면 오름이 뭔지? 오름의 정의, 형성원인, 분화구 형태에 따른 구분만 할 줄 알아도
오름을 이해하기에 충분합니다

즉 오름을 이해하는 기초적인 몇 개만 알면 오름을 오를 때 분명 다르게 보일 겁니다

오름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산을 뜻하는 제주어로,
오름이란 명칭을 얻기 위해서는 3가지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1. 분화구가 있어야 합니다

2. 화산쇄설물(화산송이, 화산탄)로 이뤄져 있어야 합니다

3. 화산구(언덕)의 형태를 갖춰야 합니다

쉽게 말해 화산활동 했다는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오름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겁니다

더제주스토리 회사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오름이 ’ 금오름‘이었는데,
금오름은 위 3가지를 충족하는 모습을 제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금오름 정상에 오르면 물이 고여 있는 분화구의 모습과 주변에 빨간 화산송이들이 펼쳐져 있고,
둘레길에서 내려다보면 분화구가 언덕의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오름은
한라산 자락에 붙어 있는 기생화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름은 엄연히 독립화산체입니다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

비록 크기는 작지만 독립화산체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답니다

제주 오름은 구성 성분으로도 구별할 수 있는데요

3가지 구성 성분인 분석구(스코리아), 응회암과 응회구, 용암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스코리아 즉 분석구는 송이(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화산송이)로 이루어진 것을 말하는데,
화산이 폭발할 때 고철질의 마그마가 수백 미터 상공에 뿜어 올려지는 분화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돌이 분수처럼 올라가니 가스가 모두 빠진 상태로 떨어져
커다란 화산송이를 들어 봐도 생각보다 무척 가볍습니다

제주 오름의 90%가량은 대부분 이 같은 화산송이로 이루어진 분석구입니다
오름 오를 때 송이들이 보이면 잠깐 들어 보며
그때 당시의 화산 폭발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되어서
오름 투어 할 때 조심스럽게 만져 보도록 권합니다

물론 화산송이는 제주도 밖으로는 반출이 안 되기 때문에

오름에서만 살짝 체험해 보고, 있던 곳에 그대로 잘 놓아
오름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챙기는 것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응회암과 응회구입니다

응회암과 응회구는 바다나 지하수가 있는 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수성화산 형태에서 볼 수 있는데,
일반 육지에서 터지는 육성화산에 비해 폭발적인 분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쇄설물들이 잘게 부서져 가루 형태가 됩니다

그 가루들이 뜨거운 수증기와 만나 떨어지면서 마치 시루떡이 쌓인 것 같은 구조를 만들게 되는데,
그중 높이가 낮고 경사가 완만하며 화구가 큰 것은 응회환,
높이가 높고 경사가 급하며 화구가 작은 것을 응회구라고 합니다
높이가 낮고 화구가 큰 응회환의 대표 오름은 수월봉, 용머리, 송악산 등이 있습니다

용머리 해안에서 가족들과 한컷. 우리나라가 맞나 생각될 정도로 이국적인 모습

높이가 높고 화구가 작은 응회구의 대표 오름으로는 성산일출봉이 있구요

앞으로 성산일출봉을 오를 때는 바닷물 속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가루들이 시루떡처럼 차곡차곡 쌓인 응회구 구나하고 이해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용암이 끈적끈적한 잼의 형태로 멀리 흐리지 못하고
화구 주변에서 식어서 만들어진 종모양의 오름이 있는데 이를 용암돔이라고 합니다

용암돔은 밝은 잿빛을 띄는데 산방산이 대표적인 용암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섯알오름에서 바라본 산방산

산방산에서 화산쇄설물이 분출할 때는 용암이 흐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종 모양으로 서서히 식어 지금 여타 오름보다 큰 존재감을 보여주는 거대한 오름이 된 것입니다

한라산 정상부에도 용암돔이 형성되어 있는데, 윗세오름에 오르면
한라산 용암돔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면 볼 수 있는 분화구의 형태에 따라서도 오름을 구분할 수 있는데요
분화구 한쪽이 터져있으면 말굽형 화구, 월뿔모양이면 원추형,
분화구가 둥근 원형으로 되어 있으면 원형화구, 앞 3개의 분화구가 혼합되어 있으면
복합형 화산체라고 부릅니다

제주도 오름의 대부분은 한쪽이 터져 있는 말굽형 화구가 174개로 전체 오름의 40%가 넘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화산의 기본 상식을 익히고,
살짝 분석하는 기분으로 오름을 올라 보시길 권해드려요
그러면 오름이 아마도 더 많은 것을 내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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