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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제주의 이야기들

제주 오름에서 만나는 이야기

by 제주 스토리 작가



책을 쓰려고 합니다

육지에서 내려온 지 이제 2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오름에 관련된 책을 쓴다고? 사람일은 당장 내일 일도 모른다는 말이 있던데, 이렇게 오름 이야기를 쓰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네요

첫 시작은 남편과의 제주여행부터였습니다

자녀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더니 친구들과 각자 여행을 간다고 하고, 부모와 하나둘씩 몸과 마음이 떨어져 나갈 즈음 이때다 싶어 남편과 단둘이 여행을 계획하였어요

나도 직장 생활에 찌들어 있어 늘 멀리 떠나고 싶어 했기에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오게 된 거죠
그때 제주도의 날씨와 자연풍경이 완벽해서 남편과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왔고 새해가 되는 1월 1일 묶고 있던 호텔 앞에서 해돋이를 보며 제주에서 살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빌었었습니다
정말 간절히요

잊고 지냈던 2년 뒤 놀랍게도 남편이 먼저 제주도로 와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고 나도 곧 남편을 따라 제주도로 내려왔습니다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던 거네요

저는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자연에 미쳐 혼자서도 이곳저곳 구석구석 닥치는 대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기동력 있는 육지 사람이 제주 자연에 미쳤으니 제주답사 저리 가라였죠

여행할 때 몰랐던 곳이 왜 이리 많은지, 방문할 때마다 이런 곳이 있었어?
하고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차에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문화탐방 지도사‘과정을 공부하게 되었고,

수업받는 1학기 동안 제주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제주도 인문,

역사 등 진짜 제주이야기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 입장에서 보면, 제주의 이야기는 변방의 이야기였고,

왕권 역사와는 먼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외면당했고, 관심조차 없었던 이야기 들이었던 거죠

역사를 전공했던 나 역시 삼별초 항쟁 외에는 제주도의 역사 이야기를 전혀 몰랐으니까요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 처음 듣는 제주 이야기는 아프지만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인들이 놀러 올 때마다

오름을 오르며 제주의 찐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런 관심과 애정은 ’ 더제주스토리‘라는 오름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제주스토리는 여행객들이 오름도슨트 님과 함께 오름을 오르면서 오름의 형성, 다양한 인문, 역사, 생태 이야기를 들려주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예요
고객들 대부분은 오름 투어가 끝나면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이런 이야기가 제주에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진짜 제주도를 알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홍보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홍보를 위해 오름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꾸준하고 성실하게 써나갔습니다

글을 하나둘씩 쓰다 보니 제주도에 여행 오신 분들이 그냥 풍경만 볼 게 아니라
진짜 제주 이야기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욱더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글을 하나둘씩 써나가고 있던 거고요
글을 잘 써서 글을 남긴 것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글쓰기는 자신 없는 영역 중의 하나입니다
단지 오름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살아있는 제주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에게도 제주도의 진짜 역사를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오름 현장에서!
제주도민의 삶의 흔적들이 오름에 오롯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을 쓰려고 합니다


왜 오름을 오르는지?

오름을 오르는 다양한 여행객들의 의견을 인터뷰 형식으로 남기고

오름에서 들을 수 있는 ’ 진짜 제주이야기‘와

368개가량의 오름 중에서 꼭 가봐야 할 오름!

즉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오름 15곳의 스토리텔링을 담으려고 합니다
368개의 오름들 모두 개성이 넘치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 탐방로가 잘 되어 있고 스토리텔링이 많은, 거기에 풍경이 아름다운
오름 위주로 15개 오름을 선정해서 한 땀 한 땀 바느질 하듯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정상에 올라 휘몰아치는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잔!
부자, 유명인?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행복감이 가득 밀려오는 순간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오름을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습니다


오름 안의 숨겨진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알면

오름을 오르는 행복감이 두 배 세배로 늘어나는 기쁨을 느껴봐야죠^^
제주로 여행 오는 분들이 꼭 이런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요즘 윗세오름이나 유명한 오름에 오르면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는 만큼, 제주의 오름을 오르며 제주 스토리를 잘 전달해 주고 싶어 영어 번역본도 함께 출판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인의 삶과 멋진 자연 풍광을 오름에서 만끽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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