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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내 Jul 15. 2023

CHANEL 2023/24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

파리지앵의 정석

by W website



낭만이 묻은 바람이 불어오는 센느 강변에서

샤넬 2023/24 오트 쿠튀르 컬렉션이 펼쳐졌다.


핑크빛이 감도는 타일과 여유롭게 흐르는 센느강,

그리고 그림 같은 에펠탑까지.

이번 컬렉션은 파리의 삶을 그대로 담아놓은 듯했다.


산뜻한 배경음악과 살랑이며 불어오는 바람까지

일상 속의 샤넬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럼 샤넬의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보기 전에

'오트 쿠튀르'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볼까?



HAUTE COUTURE : 상류층을 위한 맞춤복


오트 쿠튀르는 프랑스어로

 '상류층을 위한 맞춤복'이라는 뜻이다.

시대에 맞게 현재는 수공 맞춤복이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사실 오트 쿠튀르가 가지고 있는 힘은 굉장히 대단하다.


역사적 배경의 미드나 영드에서

볼 수 있는 귀족들의 옷 제작 과정이

 오트 쿠튀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현대의 오트 쿠튀르는

원단부터 장신구까지 직접 모두 수작업하기에

한 번 거쳐지는 손길들이 엄청난 편이다.



by CHANEL



 오트 쿠튀르는 파리 의상 조합에서 지정한 기준에 맞는

규모와 조건을 갖춘 의상 제작점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조건에 맞추기도 굉장히 까다롭고

1년에 단 2번 파리에서만 개최되고 있다.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는

개인 맞춤 제작은 필수고,

프랑스 파리에 20명 이상의 직원을 둔

전속 워크숍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1년에 2번 여는 컬렉션에

평상복과 이브닝 가운을 모두 포함은 필수.


무엇보다 오트 쿠튀르 협회 소속의 멤버들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오트 쿠튀르 명칭을 더욱 더 빛나게 한다.


이렇기에, 오트 쿠튀르는 한 마디로

모든 패션 디자이너,하우스 브랜드의 꿈의 무대인 셈이다.


이러한 명성에 맞게  

패션쇼를 참가 또는 관람 기준도 굉장히 까다로워

관람자 입장에서도 뜻 깊은 무대가 된다.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그 해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패션의 지향점으로도 해석 할수 있다.


디자이너들은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기성복의 영감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오트 쿠튀르는 기성복과 달리

판매를 목적으로 한 의상이 아니기에

'상품성'보다는 '예술성'에 집중하는 컬렉션인 것.


모델의 몸에 얹혀지는

모든 의복과 장신구 하나하나까지

모두 최고의 장인들이 모여 수공예 작업으로 제작하기에 당연할 수밖에 없다.


현재 꿈의 무대로 초대하는 브랜드로는

디올, 발렌시아가, 조르쥬 호베이카, 톰 브라운 등이 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샤넬의 이번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파리 일상 속에 녹아든 작품을 보는 듯하면서도

에디터가 생각하는 파리지앵의 이상적 이미지를

보여 준다.


그럼,  샤넬 2023/24 FW 오트 쿠튀르를 소개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가 지휘한 컬렉션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력(je ne sais quoi)'을

지닌 프랑스 소녀에게서 영감을 받아

프랑스 특유의 매혹적인 무드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소녀'라는 키워드가

이번 컬렉션을 온전하고 완벽하게 대변해 주는 듯했다.


또한 버지니 비아르는

 "야외에서 하는 것이기에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라며 총 48벌 컬렉션 중 드레스 비중을 덜어내

데일리 룩 느낌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파리지앵의 대명사, 프렌치 시크


샤넬의 앰버서더, 모델이자 작가 캐롤라인 드 매그레



캐롤라인 드 매그(Caroline de Maigret)가

컬렉션의 문을 열었다.


프랑스 센느 강변의 무대에서

왜 그녀가 걸음을 처음 내디딜 수 있었던 이유를

왠지 알 것 같았다.

맥시한 트위드 코트와 주머니에 찔러넣은 손,

그리고 부스스 해보이면서도

풀어헤친 듯한 헤어스타일까지.   

그녀는 완벽하게 프랑스를 가득 담은 모델이었다.




또한 메리제인은 이번 컬렉션에서

유독 눈에 많이 띄던 아이템이었는데,

저 돌길 위를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니던

모델들의 모습이 위태로우면서도 더 시크하게 느껴진다.


파리지앵의 무드가 너무 잘 녹아든 오프닝 같아

마지막 사진은 개인적으로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진이 될 것 같은 느낌.



블랙과 화이트의 미(美)



에디터는 유난히 프렌치 시크하면  

블랙과 화이트가 많이 떠오르는 것 같다.

물론 산뜻하고 내추럴한 컬러들도 떠오르긴 하지만,

'시크'라는 단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드가

컬러에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모든 아이템이 무채색이지만,

절대 단조로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트위드에 엉켜진 스팽글과

허리의 골드 체인의 역할 때문이었지 않을까.

자칫 묵직해 보일 수 있는 룩에

시스루 이너로 세련됨과 섹시한 매력이 녹아들어 있다.



 


샤넬의 트위드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르사주 공방에서 남다른 노하우를 장인들이 모여

매 컬렉션마다 새로운 트위드를 탄생시킴이 아닐까.

극도로 정교하게 트위드를 제작하면서

수백 시간 작업을 이어간다.

그들의 장인 정신이 깃든 원사들의 조합은

밤하늘의 별을 떠올리게끔 하고

걸음을 땔 때마다 반짝이는 잔상을 남긴다.





                    플라워를 휘두른 프랑스 소녀
비즈와 플라워




옷의 장식으로나 소품으로나 꽃을 활용한 흔적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였다.


특히나 프랑스 소녀들은

다양하게 표현된 꽃을 휘둘렀는데,

그 매력을 찾아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특히나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룩 14.

크고 작은 비즈들로 화려하지만,

수수한 러블리한 매력까지 담겨있다.


더불어 시선을 끄는 퍼프 셔츠에

대조되는 스트라이프 팬츠로

과하지 않게 포인트를 잘 잡아내 주었다.



코사쥬와 트리밍 그리고 자수
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1, 2, 3



또 다르게 코사쥬와 트리밍

그리고 스팽글로 꽃을 피운 룩들도 있다.


1) 한땀 한땀 붙여 놓아둔 꽃은 마치 실제 꽃이 달린 듯한 입체감을 보여준다. 원피스 전체에 꽃이 피어있어 코트와 리본 장식이 아니었다면 화려함과 대담함만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각지게 떨어지는 핏이 절제감을 드러내고, 허리의 리본이 단정함을 잡아준다.


2) 언뜻 멀리서 보았을 땐 프린트 패턴으로 착각했지만, 걸을 때마다 바람에 살짝씩 살랑이던 꽃잎의 경계선들은 마치 꽃이 바람에 살랑이는 느낌을 주는 듯했다. 깃털의 텍스처와 맞게 캉캉 스커트로 우아함과 성숙한 이미지를 풍겨긴다.


3) 촘촘하게 꿰어진 스팽글과 비즈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려진 한 폭의 명작을 보는 듯하다. 마치 자수로 착각했을 만큼 정갈하게 꽃을 피웠다. 또 상하의 모두 스팽글로 장식되었지만 실루엣은 깔끔히 떨어진다.






이 또한 에디터가 뽑은

컬렉션의 TOP3 안에 드는 룩이다.


철장처럼 표현된 큐빅 사이로 삐져나온 꽃들은

 담장 너머로 정원을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정원'을 의상으로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비대칭과 대비, 그들의 하모니



정반대와 대조, 무심함과 우아함을
활용한다는건 강함과
섬세함의 경계에 서 있는 것과 같다.
이걸 샤넬에서는 매력이라고 부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동시에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버지니 비아르가 말했다.

샤넬에서 발견한 비대칭, 정반대, 대조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완전히 뽐내었다.

더불어 실루엣과 그래픽 디자인에도

70년대 바이브가 녹아있었다.




70년대 파리지앵이 즐겨 쓰던

섬세한 꽃과 과일이 자수로 수놓아진

라탄 바구니를 연상시키는 소품도

 70년대 무드를 녹여내는 데 일조했다.

 한 순간 동화처럼, 쇼장을 그 시절로 돌려놓는 듯했다.




    오트 쿠튀르의 무게감을 덜어낸, 오간자 드레스



컬렉션의 피날레를 장식한 3벌의 드레스는

오트 쿠튀르라는 무게감을 덜어낸

버지니 비아르의 대담함이 엿보였다.


과감한 드레이핑과 단독 피날레를 장식한

브라이덜 드레스는 걸음과 바람에 맞춰 휘날리며

여성의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특히나 브라이덜 드레스는

2023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한국 신현지 모델분이 컬렉션을 마무리 지어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버지니 비아르가 선보인 센느강에서의

 파리지앵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에펠탑을 등지고 걸어오는 파리의 섬세함은

충분히 그녀가 말한 샤넬의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사진 출처: 샤넬 / 보그 / W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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