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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마마 Aug 08. 2024

갈칫국

오늘 갈칫국 해수다.


벌써 갈치나샤?

무사 느 갈칫국 먹고팡 했구나

갈치는 9-10월 나야 갈치가 솔이 올르고 갈치 맛이 나주게

철에 안 먹으믄 맛이 없지게

추석 지나야 그때 갈치 맛있주게

싼 때 하영 사다놨당 봄까지 먹으믄 좋주

아직은 존존헌 것들

지금 비싸지 않으냐

는 그런거 잘 모르잖아


갈칫국 어떵 끓여마씸


소금 넣고 갈치 넣고 소금으로 간 허면 되지

마늘 넣고, 대파 넣고


늙은 호박 노물 호끔 넣지 안 해요?


요새 얼갈이배추 비싸다게

난 무수 놩 잘 끓여 먹는다 게


우리 어릴 때 갈칫국 누가 해줘 신가예

아빠가 해준 게 더 생각나는데

엄마가 해줬었나?


고등어 제일 많이 먹었주

제일 만만하니까

고등어나 삼치

무사 엄마 생각 남시냐

엄마 불쌍한 사람 아니냐

3천 배씩 십 년 이상 한 사람인디

절에 딱 의지행

정신력에선 대단한디

부드럽질 못하니깐

너네 엄마보단 약하지만 이해력과 포용력을 키워가고 있잖아게


엄마 왜 불쌍해요?


나 같은 놈 만나그네 고생만 하고게

사랑 한 번 제대로 못 받아 보고게

동생 돌보멍 살암주게

동생 인생을 누나가 망가뜨린거여

독립적으로 만들어주지 못하고 의존적으로 만들어 불믄

누나는 그 보람에 살지 몰라도

느네 엄마가 의식 수준이 낮주게

강하긴 해도게

느는 애들한테 겅 안하잖아게

그래도 좀 독립적으로 키울라고 하고

그런게 확고하잖아게

자비만 있으믄 독이 되어

엄격은 헌디

포용이나 자애로움이 없는 엄격함이라

자애로움은 연민의 정에서 그쳐야지

자비는 부처님이나 허는거지 일반인은 잘못하믄 독이 되부러

삶이 좀 고달파도 당당하게 자립적이고 독립적이잖아게

누구 백 믿거나 안하잖아게

요샌 울멍 살암저

언제 죽어질지도 모르고 겁낭 죽어 지켜

우리 옆집에 사람도

그 전날까지 나영 얘기허멍 살아도

심정지 왕 깨나지 못행 그 날 바로 가부런

간단해라게

119에서 와그네 응급조치도 막허고 병원 가그네 막 해신디도이

깨나지 못하난 가부런

사람 가는 것도 그거보난 간단해라게

겅허난 나도 겁나고

난 세금도 잘 내고 사회에 할 마니 했져


아버진 반항적이었어요?


난이 군대이실 때도이 상당히 반듯했져

원랜 의무병이었져

선임하사가 보믄 약 같은 것도 빼돌려

군이들한티 사용해야 될걸 그걸 빼먹는다니까.

이녁네 집으로.

이녁에 집에 가져다 놓으랜 허믄

나는 그걸 허믄 내키지 안행 표정이 바뀌잖아게

군인들 쓸걸 왜 토다먹냐고 하니깐

의무병에서 쫓겨났잖아게

이녁은 가정에 도와줄 수 있는 건 큰돈도 아니고 그 정도라도 가정에 보탤라고 하는 걸

나는 옳고 그름에 매여 사니깐 고달팠지게

마음은 편안할지 몰라도.

약간의 융통성도 필요허주게

지금 같으면 선임하사를 이해하면 이 정도 지나치지 않은 건 해줘야지 했을텐데

봉급 받앙 살지 추잡하게 왜 그런가 했지

생각하기 나름인데 반듯하믄 현실은 고달프게 가는거여

생긴대로 살아야지게

날 믿지 않으믄 난 끝내분다게 아무리 형제지간이라도.

남한테 피해줄 거짓말은 허지 않아

거짓말 한 번 하믄 계속 거짓말만 행 산다니까.

나도 거짓말 할 때도 있지만

상담허니깐 더 솔직해지지게

가장 기본이 진솔 진정성이지게

아이고 난 모르키여

겅허난 아직까지 치매도 안 걸리고 마음만 편안히 살암저게.

돈은 못 벌어도.

나 삶이 맞는건 아니여.

나도 융통성이 좀 이시믄 좋을건디 못허여.

전번에 밥도 못 해주고

하루 전에만 전화허라

핑계 김에 느 먹고정헌거 해 먹게

엄마 정말 고생해수다

아방 정말 경해수꽈? 허멍

어멍 편을 잘 들어줘야 되는디

엄마한티  경 잘 못하는거 닮아

느도 엄마한티 섭섭한 마음도 있는 거 닮아이

느도 억울함이 좀 많잖아게

사람마다 다 그게 있져게

누구나 억울함도 있고 분노도 있져게



더 할 말 이시냐?

난 헐 말 없다.

잘 지내라

시내 오게 되걸랑 전화허라

하루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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