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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마마 Aug 10. 2024

수박

뭐 햄시니?


아이들 점심 챙겨줨수다


더운디 고생햄져


올여름에 수박 드셔수꽈?


올여름엔 수박 안 먹었져

이젠 질긴건 못 먹엉

참외가 좋아라. 성주참외 하영 먹었져

이젠 참외도 철이 다 되엉 맛이 어서 감주


어제 오일장에서 하나 사수다

마트는 이만원대 허는디

막 크진 안해도 만오천원짜린디 괜찮수다

수박 들렁 가카마씸?


오랜하믄 올탸?

말이라도 고맙다


점심 드셔수꽈?


단호박도 삶아 놓고

콩나물도 사당 무쳐놓고

요샌 콩국물 국 대신 잘 먹어진다

단호박이영 간식으로 호꼼 집어 먹당

저녁에 밥 먹을 거주


점심 안 드시지예

오늘 뭐 쓰코예?

뭐 생각나는거 이수꽈?


시장 할머니가 불고기를 만들엉 니시부시로 하나 졍 가져가난

과수원에 새파트 하나하고 진돗개 하나하고 두 개 이서 났거든

근데 그 새파트한티 던져 줘부는 거라

독이 라도 들어 시카부 댄 개한티 먼저 먹여봥

이녁이 먹긴 겁나니깐

얼마나 죄를 많이 졌으믄


니시무시 통을 어떵 졍간마씸?


버스이섰주.

그때 버스도 이섰주만 택시 대절행 가실거라


같이 갔어요? 어떵 알았어요?


갔다와네 그걸 얘기해 주니까 알았지게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하소연하니깐 알았지게


“어이그 사람새끼들이 말이여

사람이 성의껏 만들어간 거를……“


개한티 먹여봥 이상이 어시믄 남은 건 먹었겠지게

그 많은 걸 다 개신디 줘시크냐게

먹어도 될로구나행 먹었겠지게

하르방은 의심 많고 경계심 많은 사람이난게     

그 새파트 새끼나난 하나 우리집에 데령왔져


어떵해 불고기를 행 가져간마씸?


서방보래가멍 서방보다도 아들 아방이난 아방 도리를 잘 했으믄 해서 가졍간거라

조그마니 편애하고 씨는 똑깥은 씬데 왜 그렇게 차별하냐 해가지고

의식 수준이 이녁이 공부도 하고 수양도 하고 해야 나아지는 거지     


할아버지 좋은 건 어수꽈?


하루방 좋은 점도 있주게

족은 각시행 애처가추룩행 살았주게

경 잔인한 사람은 아니었저게

좋은 쪽에만 치우청

우린 장애물처럼 여경허난 문제를 야기시킨거주

편집성이 누구한테나 있주게

좋은 거에만 행

족은 할망 식물인가 돼 부니깐

식물인간 돼도 배뇨작용은 할 거아니냐게

하루방이 했주게.

15년 수발 해실걸

병원에 있당 집에왕

뇌경색 되불믄 경 되는거여

느 하루방추룩 경해지크냐?


진짜 사랑했구나예


병간호로 10년 이상 한다는 게 쉬운 일이냐

정으로 헌걸테지. 정이 이시니깐.     

어느 것이 좋다는게 아니고 성향이 다르다는 거지.


다른거예


할머니는 거냠 기질성이 강해여

집안에 무슨 일나믄 어머니가 다 알앙

족은 이모도 외할머니 이서도

우리 집에서 결혼했저게

말잿 이모도 원주가 시집인디

어머니가 대표로 갔주게

그만큼 동생들이영 조카들이영 챙겨서

히사코누님이영 정자누님이영 일본 보냈주게

할머니는 조카들이영 챙기는 걸 좋아해

4.3때 고모네영 고모부영 다 죽어부난

그 조카들 불쌍하게 생각해그네

수박밭도 사그네 이거라도 해보라행 많이 챙겼지게

정자누님도 어릴 때부터 그 정이 이성

서로가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서로 친언니보다 친형제보다 더 친허지게     


시청에서 피시방 했던 분은 누구에요?


미사코는 할아버지쪽 사람

제사 모시는 할머니 족은 똘의 똘

할아버지 작은 고모

일본서 커피숍 허고 행 돈 하영 벌엉

현대 연립 하영 지서놩 1년만에 죽어부렀주.

신랑만 좋았주게

아이고 복잡하다게 그거 알앙 뭐할거니

재미도 하나 어신거

미사코 아방이 현 칩이라 도움 많이 줬주게

그렇게 허망 하드라니까

열심히 행 남은 여생 한국에서 편안히 살주 해신디

갑자기 돌아가부렀주게

시청에서 피시방 해났주게

그때 그 공중전화 가져왕 우리 피시방에 전화기로 썼주게

누게 말들엉 해신디 맽겨 노난

본인 어시 관리가 되나게

운영 안 되난 놈한티 넘겨분거주게

돈을 아무리 벌어도 뭐 할 거냐

벌엉 그추룩 갑자기 비명횡사해부니깐 끝난 거지게

사람 모르는 거여게 나이들믄 언제 어떵될지     


새파트 새끼는 어떵된마씸?


새파트 새끼가 나니깐 우리집에 가졍와신디

죽어부러라게

창고 그 땐 연탄 창고 있었잖아

연탄 창고에 강아지 놔둬신디 죽어 불더라고

우리 집 하고 안 맞는 거지

나도 동물들 키우는 거 잘 몰랐주게

동물은 집 지켜주고 식사나 제공해주는 수준이었지

과수원에선 손님 오믄 짖고 기척 나믄 짖고 알려주잖아게

과수원은 적적하잖아게

사람 지나가면 짖고

후각 발달되니깐

인사리랜 허지게 사람이영 같이 동반해서 사는 거


인사리가 반려견이네예


반려견이주게 과수원에선     


할머니 vs 할아버지


솔직, 우직 vs 존머리, 꾀

인간 도리와 명예 중시 vs 부와 명예 중시

하루방 요망진다게

부와 명예로 동네서 1,2등 했던 사람이니깐

대단한거지게

난 아무것도 없잖아게


잘 해수다.

아버지는 뭐가 중요했어요

   

나 자신 인성을 갈고 닦는거

빽은 모르는 사람이여

겅허난 마음은 편안히 살암주게

지금 해피하냐 그게 중요허지.    

 

아이고 통화 한 시간 됨수다

더 얘기할 거 이수꽈?    

 

이상하네

이렇게 느영 오래 통화는 거 세상 처음인 거 닮다.

쓰잘데기 어신 얘기주만.

쓰잘데기 이신  얘기하믄 너 안 좋아하잖아게

    

하나만 고라주세요.


지금 나가 중요하다고.    

 

불고기를 왜 가져간거에요?   

  

그전에 어머니영 과수원 강 엎어부렀주게

겅허난 큰집이서들 친족들 모영 의논했주게

하루방이 왕 과수원 허랜허난 고마왕게

농기구들이영 난 하나도 모르난

하루방 도움이 필요할거 닮앙

도와줍서 곧젠 가신디 못 골았지게

섭섭행 그냥 온거지게

하루방도 뭐가 다 안 풀려 신고라

부부지간이 대화가 안 되는거라.

그러믄 오해만 생기고 허는거여게.

대화로 허멍 대화로 풀어야 되는디

말에 기분이 안 나믄 싹 들어강

말 안 허게 되잖아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니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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