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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마마 Aug 13. 2024

잃어버린 건강을 찾아서

먼지와 초저녁이면 잠이 들었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큰 아이의 픽업을 하려면 운동해서 체력도 키우고 픽업 시간도 때워야 한다며 독서모임 동생 수의 추천으로 경이와 함께 체험하러 갔다.

그날로 우리는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90회짜리 기구필라테스를 등록했다.

자세도 바르게 되고 유연해지고 몸매도 예뻐질 거란 기대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내 몸은 여전히 뻣뻣하고 자세는 영 안 나오고 몸매 또한 달라지는 게 없다. 경이도 그렇다.

우리는 왜 그대로일까?

서로 물음을 던져보지만 그대로다.


덜어내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24킬로 빼고 싶다고 했다.

24회의 덜어내는 삶을 써보겠노라 했다.

경이는 4킬로만이라도 빼보라 한다.

승부욕에 불이 붙다가 금세 꺼지다가

다시 불을 붙여보려 이 글을 쓴다.

경이가 필라테스로 글을 쓰고 싶댔다.

나는 덜어내는 삶으로 쓸 것이다.


덜 먹고 더 걸으면 되는 아주 단순한 원리다.

그런 덜어내는 삶을 살아보았다.

근데 일을 하면 더 먹고 덜 걷게 된다.

이상하다.


오늘 폼롤러에 온몸 구석구석을 굴렸다.

목, 겨드랑이, 등, 허리, 다리 안 아픈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 아파서 마구 작작 굴릴 수도 없었다.

일 센티만 더

한 개만 더

부들부들 떨며 그렇게 하고 있다.


기구 필라테스 50분 수업이 끝나면 뭔가 너덜너덜 해지는 기분이다.

강사가 시원하지 않으냐고 묻는다.

시원한 것도 같긴 하다.

대답할 기운도 없이 맥이 풀린 느낌이랄까.

아이고 삭신이야.


엄마는 애 낳고 1년 안에 원상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먼지 낳고 한약도 먹고 필라테스도 하며 감량했다.

17년 동안 삼 남매를 낳고 키우면서일까 직장생활 때문일까 원상복귀와 만삭을 왔다 갔다 하며 만삭에서 멈춘 느낌. 임신도 아닌데 자꾸 만삭으로 가려는 느낌.


수년 전  닥터 유의 [2개월에 10kg]이란 책을 샀다.

먹은 음식을 전부 기록하는 것, 먹는 양을 숟가락 젓가락 수로 세면서 기록하는 것은 그래도 할 만했다.

씹는 욕구만 만족시키고 씹은 음식을 뱉는 게 있는데 그건 못 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왜?


누군가는 퇴사를 하니 스트레스도 없고 저녁 회식도 없어 고혈압이 나았다고 한다.

그러나 퇴사를 할 순 없다.

그러나 건강은 찾아야겠다.  


잃어버린 건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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