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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작가 Jan 29. 2024

[전반전#6]쉿! 일단 우리끼리만

당분간 엄마한텐 비밀~

    위중한 것도 아니고 수술만 하면 되는 거니 미리부터 걱정을 끼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께는 쭉~ 알리지 않으려고 했다.



  

    건강 검진에서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가족 중 한 명은 알아야 할 것 같아 동생에게 상황을 얘기했다. 병력도 있으니 전문 유방 외과 한 군데에서 쭉 정기 검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 것도 동생이었고 심적 여유도 동생이 조금 더 나아 보여서 가장 먼저 보고 했다. 이후에 자매 단톡으로 언니와도 공유했다.

    예~전 섬유선종과 같은 수술일 수 있는데 굳이 어머니가 아실 필요가 있겠냐고 했더니, 당장은 말하지 않더라도 수술일 2~3일쯤엔 알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수술 후 회복하는 기간 중에 낌새를 알아차릴 거라고... 그래서 수술일즈음해서 수술하게 됐다고 간단히 얘기하는 걸로 입을 맞추고 수술일 확정까지 자매끼리만 카톡으로 중간중간 상황을 공유했다. 

    수술일이 확정된 날! 우려한 일이 벌어졌다. 

    "엄마 진료랑 겹치는 거 아이가? ㅎㅎㅎ" 우스갯소리로 흘렸는데, 맙소사!!! 말이 씨가 된다고~ 어머니 정기 검진 결과 외래와 내 수술일과 겹친 것이다. 지방에 있는 자매를 대신해 내가 상경한 어머니를 대부분 케어했던 터라 당황스러웠다. 수술이 우선이니 수술일을 먼저 확정 지었고 엄마한테는 비밀로 했으니 이후의 작전을 짜야했다. 나도 수술 때 보호자가 필요하고 어머니 외래에도 보호자가 필요하고. 각 보호자의 왕복 기차표도 급하게 구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끼리 카톡으로 나누 긴 메시지의 결론은~ 수술 전날 나 혼자 먼저 입원, 언니가 내 보호자로 회사에 반차를 쓰고 수술 전날 저녁에 바로 병원으로 도착, 내 수술일과 겹치는 어머니 외래는 동생이 동행하는 걸로! 동생이 엄마한텐 이번엔 나 대신 본인이 같이 병원 갈 거라고 간단하게 얘기했다고 했다. 수술일까지 아직 기간이 남아서 용건만 간단하게... 그리고 얼마 지나서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언니 뭐 때문에 니랑 같이 가냐고 묻길래 콘퍼런스가 뭔가 그거 때문에 바꿨다고 했데이. 말을 맞춰야 해서 알려주려고 전화한 거~"

    그렇게 엄마의 의구심에 모른 척하며 수술이 다가오는 날까지 우리끼리만 얘기하고 엄마껜 비밀로 했다. 미리 알아봤자 걱정만 될 테니... 나중에 엄마가 말하길 뭔가 있는 듯했으나 더 이상 묻지 않았단다. 인간의 '촉'이란~ 엄마의 촉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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