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치료의 본격적인 시작
드디어 방사선 치료 일정이 잡혔다. 수술 후 피가 고이고, 퇴원 후에도 몸에서 흡수가 되지 않아 외래에서 배액관을 달고 제거하고 등등 다소 순조롭지 않았던 수술회복과정으로 어머니에 비하면 꽤 많이 늦었다.
유방암센터 외래 이틀 후, 방사선종양학과 첫 진료
"많이 놀라셨죠?"
방사선종양학과 담당 의사 선생님이 가장 먼저 건네신 말씀.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시는, 진심이 담긴 따스함이 목소리와 눈빛에서 느껴졌다.
수술 후 팔이 잘 올라가는지 체크하시려, 두 팔을 위로 쭉 올려보라고 하셔서 쭉 하늘로 뻗었다. 통증이나 불편함 때문에 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아 뻗뻗해 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내 경우엔 항암 약물치료가 없기 때문에 머리 빠질 일은 없으니 다행이라는 점을 강조해 주셨고 치료동안에 날생선 같은 것만 제외하고 딱히 가릴 것 없이 잘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방사선 조사량에 따라 방사선 횟수를 15회 / 25회 선택할 수 있고, 조사량은 추후 보험금 청구 조건과 상관이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서 결정하라고 하셨다. 생각도 못했던 부분인데 이런 것까지도 챙겨주시는 세심함~❤
"댁이 멀더라고요. 댁 근처 2군데 방사선 치료 가능한 곳이 있는데 거기서 하셔도 돼요."
아! 통원 거리까지 생각해 주시는... 2번째 감동~ 병만 보는 의사가 아닌 환자를 봐 주시는 의사쌤.
"아! 멀긴 한데 여기서 치료받을게요. 작년에 어머니가 선생님께 진료받았고 경과가 좋아서 저도 선생님께 받으려고요~"
어쩐지 낯이 익었다고 하셨다. 폰에 메모해 뒀던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며 앞선 우여곡절을 간단히 말씀드리며 배액관 제거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고 멍이 크게 심하게 들었는데 방사선 치료 때 괜찮은지 여쭤봤다. 당장에 들어갈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데, 부위가 나은 후가 좋기 때문에 조금 여유를 두고 치료 일정을 잡자고 하셨다. "다음에 뵐게요."라고 빨리 내보내려는 진료가 아니어서, 질문과 전달드리는 말에 아이컨택하며 귀담아 들어주셔서 너무 따뜻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진료실에서 나오니 간호사님께서 수첩 하나를 주셨고 거기에 있는 내용과 같이 이것저것 추가적인 설명들을 해 주셨다. 치료 일정을 살펴보시더니 오늘을 기준으로 1달을 좀 넘긴, 정말 여유를 두고 방사선 치료 일정을 잡아 주셨다. 일정 첫날은 '방사선 CT 모의 치료'로, 본격적인 방사선 치료 전에 정확한 부위에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방사선을 조사할 부위에 잉크 표시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후로는 표시한 잉크가 지워지지 않게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씻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목욕을 하고 오는 게 좋을 거라고 조언까지 듣고 방사선종양학과를 나왔다. 방사선 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코로나 조심! 감기 조심!!!
#상피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