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여러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간
내가 즐겨 가는 바로~ 집 앞 카페, #MORE THAN COFFEE(모어댄커피). 여기서 매달 2회, 인스타 DM으로 참여 신청을 받아 무료로 Public Cupping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은 인스타 피드를 보곤 내가 여기 뜨기 전에 꼭 가봐야지 했는데 여느 때와 똑같이 새벽에 눈이 떠진 어느 날, 급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명령을 뇌에서 전달받았다.
커피를 좋아함에도 개인적 사정상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커피도 계획적으로 마시고 있어, 오늘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마음이 들자 이왕 마시는 거 뭔가 특별한 포인트를 주고 싶은 날이었다. 그래서 퍼블릭 커핑 체험 당일 아침에 DM으로 급 신청했고 다행히 자리가 남아 있었다.
커피는 즐기지만 어떤 원두에, 어떠한 커피 노트를 느낄 수 있는지 등등... 뭐 그렇게 깊이 파고들지 않는 편인데 여기 #모어댄커피에서 산미 있는 커피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매력을 알게 되면서 살짝 더 궁금해져 체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
퍼블릭 커핑은 저녁 7시, 영업하는 매장에서 진행됐다. 나 말고 두 분이 먼저 와 바리스타 분이 세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혹여 준비하시는데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불편하실까 봐 나는 밖에서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커핑은 처음이라 설렘과 동시에 커피 무식자가 민폐를 끼칠까 봐 염려가 됐다.
3개의 테이블에 4종의 분쇄 커피가 한 줄로 나열돼, 2줄이 세팅되었다. 수프를 먹을 때 좋겠다 싶은 머리가 큰 스푼과 스푼을 헹굴 수 있게 물을 부어놓은 용기도 그 사이에 놓여 있었다. 스푼은 커피 표면의 부유물을 깰 때와 맛을 볼 때 사용하고, 용기에 담긴 물은 스푼을 헹구는 용도로 각 원두별로 매번 물에 헹궈서 사용하면 된단다.
디테일한 단계적 과정이 있는데, 여기선 간소화해서 진행하신단다.
1. 드라이 프래그런스(Dry Fragrance) : 분쇄한 원두가 담긴 용기에 코를 가까이 대고 향을 먼저 맡음.
2. 뜨거운 물 붓고 기다리기 : 뜨거운 물을 붓고 4분 정도 기다림.
3. 브레이킹(Breaking) : 커피 표면에 뜬 부유물을 스푼으로 깨며 이때 올라오는 향을 맡음.
4. 스키밍(Skimming) : 커피 부유물과 거품을 스푼으로 조심스럽게 걷어냄.
5. 테이스팅 (Tasting) : 커피를 스푼에 소량 떠서 공기와 함께 소리 내어 마시며(뜨거운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후루룩 마시는 것처럼) 각각의 향미를 느낌. 시간에 따른 향미의 차이도 비교해 봄.
6. 감상 공유 : 각자가 느낀 맛, 향, 선호도 등을 서로 얘기 나누고 바리스타의 전문적인 설명과 같이 궁금한 점을 묻고 대답하는 자유로운 시간을 가짐.
같이 참여한 두 분은 커핑 경험이 있으셨고 나누는 얘기에서 커피에 대한 조회가 있는 듯, 포스가 느껴졌다. 커피를 마실 줄만 알고 내 입맛에 맞네/안 맞네/좋네/산뜻/텁텁 정도로만 표현할 수 있을 뿐, 맛을 어떻게 느끼고 설명해야 하는지는 잘 몰라 두 분이 바리스타와 나누는 얘기를 주로 듣기만 했다. 4종의 원두 중 깔끔하고 산뜻한 신맛이 느껴졌던 과테말라가 내 취향이었고 딱 이렇게만 공유했다.ㅎㅎㅎ 아는 게 없다 보니 질문은 가장 많이 한 듯. 어쩌면 뻔하고 기본적일지도 모르는... 그중 일부.
• 용기(그릇)에 따른 커피 맛이 달라지나?
커피 맛은 온도가 중요한데 용기로 인해 커피 맛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용기의 특성이 온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다.
• 사람마다 감각이 다른데 어떻게 일관된 커피 노트를 느끼는가?
커피센서리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은 훈련을 통해 서로 공통된 향미를 느끼고 찾을 수 있단다. ‘플로럴, 라즈베리, 초콜릿‘ 등과 같이 표기된 커피 노트는 이들이 함께 커핑을 하며 의견을 모아 선정되는 거란다.(여기 바리스타 분들은 모두 커피센서리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커피를 머금었을 때 목구멍과 코 사이를 스치며 남기는 풍미와 잔향을 좋아해, 좀 더 진하고 오래 느껴지는 듯한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는데 이 날은 아메리카노 농도의 커피를 커핑 스푼으로 꽤 마셨다. 각 나라별 맛을 비교하며 마시는 재미로 야금야금... 밤잠을 설칠 것을 각오하고~
바리스타 분이 운영하는 만큼 전문성을 느낄 수 있었던 약 30~40분가량의 무료 퍼블릭 커핑 클래스. 퍼블릭 커핑은 처음이라 염려했던 초반과 달리, 아는 게 거의 없는 나도 편안하고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였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아는 게 없어 망설이고 있다면, 한 번 커핑 경험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양한 커피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고 전문적인 설명도 같이 들을 수 있으니~
매번 커핑을 진행할 때마다 가능한 다른 원두로 구성하려고 하신다니, 언젠가 또 마음이 동(動) 해 참여하게 되면 다른 원두를 접해 보고 싶다.
* 이 글은 어떠한 대가 없이, 체험한 퍼블릭 커핑를 같이 공유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좋아서 쓴 글입니다~ 카페와는 무관한 그냥 자주 가는 고객 중 1인. 오해 없길...ㅎㅎ
#카페 #퍼블릭커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