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디아제핀」
내 가슴엔
크고 검은 덩어리 하나
뱀처럼 똬리 틀고 앉아 있어.
떼어내려고 몸부림쳐도
사라지지 않아,
나는 결국
그 덩어리들을
부둥켜안고 살아왔어.
그것들은 끝없이 말을 걸어.
"모든 것을 부수자,
싹 쓸어버리자
애당초 가진 것이 없었으니
빈손이 된다 한들
무엇이 아쉽겠어?"
"그렇구나.
나는 본디부터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였어."
허탈과 허무에 빠져
마른 낙엽 위에
버려진 시체처럼
몸을 눕힌 채,
팔다리가 무겁고,
몸은 젖은 솜처럼
힘없이 가라앉아.
마지막 숨을 헐떡이며
생을 끝내려는 순간,
하얀 알약 하나가
벌어진 입으로 떨어진다.
저항 없이 목 안을 타고 내려가
신경 깊숙이 스며
머리 속 가장 어두운 곳까지
뻗어나간다.
내 안에 숨어져 있는
우울과 슬픔을 움켜잡아
심연속으로 깊이 숨겨놓는다.
거친 호흡이 다시 가라앉고
흐려진 눈이 다시 맑아진다.
그제야 겨우,
식은 땀으로 끈적해진
몸을 겨우 일으켜본다.
벤조디아제핀,
내 안의 검은 덩어리가
한동안 난동을 멈추겠지.
나는 이렇게
기약없는 희망을 품고
절망에 절인 몸을
다시 힘들게 일으키며
오늘 하루도 버텨내본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언젠가 다시 날뛸
그 검은 덩어리를 품은 채
끝내 살아남겠지.
오래전에 가장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심하던 때를
떠올리며 느꼈던 감정을 써 보았습니다.
시를 쓰고 GEMINI에게 내 시 어때냐고
비평과 조언을 해달라고 했더니
GEMINI가 저를 걱정해주면서
시를 쓴 사람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고
남긴 말이 인상적이여서 나눠봅니다.
GEMINI:그 마음을 담아, 시의 여운을 이어갈 문장을 조언처럼 남겨드립니다.
"부서지지 않으려 버티는 것보다,
부서진 채로 조각들을 쥐고 걸어가는 모습이
때로는 더 눈부시다."
제미나이 낭만적이야. ㅎㅎ
인공지능이 저를 너무 걱정하네요. ㅎㅎ
이제 다 이겨냈다고 하니 안심하는 이 친구
귀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