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나오는 회사들은 가상의 존재로 실제 기업과는 완전히 무관함을 미리 밝힙니다>
Zurich Securities/취리히 증권 - 취리히에 본사를 둔 다국적 투자은행. 겉으로는 세일즈맨들이 가장 젠틀맨답기로 소문난 은행. 아마도 개인자산관리운용 자회사의 명성 때문인 듯. 다소 보수적이고 전근대적인 조직문화가 잔재. 일례로 자사 로고가 새겨진 크리스탈 재떨이와 성냥을 굿즈로 제작해 고객용 연말 선물로 돌림.
Chicago Consulting Group (CCG)/시카고 컨설팅 그룹 - 전 세계 top 10 MBA 졸업자 상위 1프로만 들어갈 수 있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그룹. 본사는 보스턴이지만 각국 오피스는 독립적인 수익구조로 운영됨. 90년대부터 서울 사무소에서는 상하 직급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여 호명. 요즘 (2023년) 수평적인 기업들의 원조격.
Pierpoint/피어포인트 - 골드만삭스와 쌍벽을 이루는 뉴욕 베이스 투자은행. 전자와 큰 차이점은 돈의 과시를 부끄러워하지 않음. 차고 있던 파텍필립 (Patek Philippe) 시계를 고객 미팅 전 고무 밴드 카시오로 대체하는 매너 코스프레 삼가. IMF위기 때 환치기로 떼돈 범. 따라서 국내에서는 동경과 동시에 경멸의 대상.
Deutscher Kredit (DK)/도이처 크레딧 - 제2차 대전 시 독일군의 자본 조달을 발단으로 50년 동안 무섭게 성장한 다국적 은행. 본사는 프랑크푸르트이지만 독일에서의 메인 업무는 예금 및 대출. 핵심 투자은행 업무는 런던에서 이루어지며 영국 금융 당국의 노빠꾸 성장 지향 정책 때문인지 컴플라이언스 컬쳐 전무. 막장 세일즈 하기에 가장 수월한 회사로 인식되고 있음.
1부 서울: 주요 인물
손세진 - 연희대 경영학과 졸업 예정자. 아버지 직업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오랫동안 생활함. 가치관의 충돌로 종종 한국 사회에 대한 염증을 느낌. 투자은행업계에 진출하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취준생이며 목적 쟁취를 위해 매정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과격함이 있음. 몇 년째 커밍아웃 고민 중임.
수지 - 연희대 국문학과 출신인 손세진 대학 동기. 영화 관련 교양과목 수업 때 그의 옆에 무심코 앉게 된 것을 계기로 가까워짐. 국내 대형 광고 대행사의 떠오르는 카피라이터. 근무 외 시간을 손세진과 함께 이태원 게이바에서 허비하느라 정작 제대로 된 데이트도 못하고 있는 상황.
비욘 (Bjorn) - 손세진의 네덜란드 교환학생 시절 스웨덴인 룸메. 투자은행 입성에 필요한 찐정보 보유. 손세진의 자기소개서 유령 작가이기도 함. 골드만삭스 런던 사무소 M&A (기업인수·합병) 자문팀을 거쳐 스톡홀름 소재 제약계 전문 사모펀드에서 도움닫기 중.
류 차장 - 취리히 증권 서울 지사 채권 발행부 실무자. 손세진을 인턴으로 뽑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 업무 능력, 패션 감각, 지적 감수성 모두 남다름. 겉으로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완벽주의자 같지만 속은 애정 결핍으로 허함.
권 이사 (Andrew) - 취리히 증권 서울 지사 채권 발행부 팀장. 홍콩 아시아 본부 임원인 피어스 전무로부터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시달림. 성격은 호탕하나 다혈질적. 손세진의 근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하면서도 구직 활동을 서포트해 주려는 착한 마음을 지님.
신태호 팀장 - Pierpoint 서울 지사 주식 리서치 부서 총괄자. 줄담배와 커피 과다 섭취로 치아가 변색됨. 성격이 거칠고 직원들 혹사시키기로 유명. 하지만 고객 앞에서는 그처럼 선하고 다소곳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변신.
봉 상무 - Deutscher Kredit 서울 지사 시니어 세일즈맨. 공기업 상대 영업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커미션 랭킹 선두주자. 허구한 날 장충동 족발을 사들고 과천 종합청사 공무원들 엔터테인하는 것이 취미.
웰즈 (Wells) - 최고의 학력, 눈부신 미디어계 경력과 분수처럼 솟구치는 언어유희를 장착한 매력적인 40대 후반 미국인. 90년대 한국 특파원 경력이 있음. Y2K 전후로 인터넷 포털들이 콘텐츠 개발에 사활을 걸게되면서 야후 본사에 스카우트됨. 잦은 출장으로 쌓인 피로에 중년의 위기까지 덮쳐 심적으로 방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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