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죽을 먹었다.
코를 박고 먹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정신없이 고개를 들지도 않고 계속해서 수저를 입으로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자극적인 게 들어가서 그런 것인지, 맛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원래부터 어죽을 좋아하던 나는 오래간만에 배고픔을 잊었다.
쉼 없이 먹나 보니, 배가 찼다. 배가 불렀는데도 또 먹었다. 몸이 반응해서 인지 기운도 나고 든든했다.
어죽은 원래 서민들이 보양식으로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다. 이전에는 귀한 음식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그들에게는 귀한 음식이었다.
지금 내게도 귀한 음식이다. 원래 어죽을 좋아하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 내게 어죽보다 더 한 것은 없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배가 고파서 끼니를 걱정하진 않는다. 마음껏은 아닐지라도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다.
너무 우리는 끼니걱정 하지 않고 뭘 먹을지 고민할 지경이다. 점심메뉴를 걱정하고 어떻게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지 이런 걸 고민한다.
당연한 건 줄 말 알았던 것이 제대로 먹지 못하다가 먹어보니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익숙함에 우리는 좋은 걸 누리고 있다는 것을 놓치는 것 같다. 없어보니 불편하고 그게 좋았다는 것은 우리가 많은 장면에서 느끼고 깨닫는다.
익숙함은 우리에게 너무 당연해져 신경 쓰지 않게 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익숙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란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