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공정

열정이 없다고 하는 이들에게

by 태리

세대의 특징을 설명하는 여러 전문가들이 있다.
『90년대생이 온다』, 『2000년생이 온다』 같은 책들도 그 흐름에 있다.

한때는 ‘MZ’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세대 간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꼰대’, ‘꼰머’라는 말에 불편함을 보이는 윗세대도 있었고,
반대로 ‘MZMZ’ 하며 MZ세대를 비꼬는 이들도 있었다.

MZ세대 중에서도 상사를 ‘꼰대’라고 욕하기도 했을 것이고,
MZ라는 프레임 안에서 부당한 평가를 받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MZ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야?"
"지금 40대도 MZ라며?"
"아직도 MZ 타령이야?"
이런 반응처럼, 세대 구분조차 흐릿해진 지금
MZ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겐 낡고, 누군가에겐 여전히 유효한 프레임이다.


MZ를 바라보는 평가를 단 두 단어로 줄이면 이렇다.
“열정이 없다”, “공정을 추구한다.”

열정과 공정은 얼핏 보면 무관한 개념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전에는 무보수로 일하는 것을 열정으로 보곤 했다. 돈을 받지 않아도 좋아서, 의미 있어서 일한다면
그건 멋진 열정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런 태도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보상 없는 노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무보수로 일하다 보면 결국 회의감이 든다. 처음엔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면에는 언젠가 이 일이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건 아닐까.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우리는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무리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그 열정은 점점 고갈된다.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일이 어느 순간 당연시되고,

“네가 좋아서 하는 거잖아.”라는 말 앞에 노동의 가치는 사라진다.

결국 우리는 깨닫는다. 내가 무보수로 일하는 동안, 누군가는 내 열정 위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

그 순간, 그토록 몰입했던 일은 더 이상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 이용당한 기억으로 남는다.


열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윗세대는 몸으로 뛰고, 야근하고, 지시를 따르며 열정을 보였다.


“나는 그렇게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했어.” 그래서 지금 세대가 덜 힘들어 보이면
‘열정이 없다’고 느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듦이 곧 열정의 기준은 아니다.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열정을 표현한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왜 안 되는지 묻고,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한다. 더 잘하기 위한 방식으로 열정을 불태운다. 그리고 그 열정이 꺼지지 않도록 공정함을 요구한다.


그러니,

열정이 없다고 쉽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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