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이 이제와 취향과 선호를 찾아가는 이야기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아."
직장생활을 한 지 8년 차가 되었는데, 아직도 진로 고민이 끝나지 않는, 사춘기를 넘어 오춘기 육춘기를 겪고 있는 나는 저 말이 가슴 뛰다가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거? 음, 돈. 일단 이건 확실해!
이런 마음으로 재테크 유튜버, 직장인 사업하기,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여기저기 기웃대기 바쁜 나의 출근길. 세상에, 많은 유튜버들이 또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어요"
세상에! 아니 나는 돈을 좋아한다니까요?
"초보들은 돈을 버는 비법이 뭐냐고 물어봅니다. 질문부터 잘못됐어요"
... 어떻게 알았지
아무래도 요즘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모르면 안 되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나는 돈도 좋아하고, 여행도, 평일 낮에 출근한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도 좋아하는데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 말고, 나만의 좋아하는 걸 찾으라고 세상은 이야기한다.
뭘 하더라도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하는 세상, 누구보다 남들의 이야기에 펄럭거리는 팔랑귀를 가진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그냥 흘려듣기가 어렵다. 그리고 왜인지 내 주변 친구들은 다 자신만의 좋아하는 게 있어 보인다. 엄마끼리도 아는 사이인 내 친구 누구는 크로스핏을 6년 넘게 하고 있고, 대학 동기인 다른 친구는 뜨개질을, 직장 직속 후배는 연예인을 좋아해서 덕질을 몇 년째하고 있던데. 맞다, 고등학교 친구인 다른 친구는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걸 좋아해서 부캐로 사진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달고 있다. 아! 건너 건너 그 친구는 보드가 취미라 겨울마다 집을 빌려서 친구들이랑 보드를 탄다는데! 나는 뭐가 있지?
한 때는 PT를 용감하게 등록해서 매일매일 식단을 찍어 보내고 꾸역꾸역 헬스장을 나가며 웨이트를 했던 시절도 있다. 6개월을 등록하면 30%가 할인 이래서 6개월을 겨우 해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자마자, 다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헬스장을 떠났다. I'll *never* be back.
또 어느 날들은 라탄을 해볼까? 해서 등나무를 3만 원어치를 샀다. 집에 배송 온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빠져하며, '이게 내 길이구나! 나는 라탄 장인이 되려나 보다', 생각하고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길진 않았지만. 그때 산 라탄들은 깔끔쟁이 엄마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아직도 베란다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저것 시도는 많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나의 끈기와 인내심을 하염없이 의심하며, 나는 성공을 하기 어려운가 보다 땅굴을 파고드는 시간들도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지도 않은 채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지 않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의 나를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할 것이다.
나처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아야하는데 하며
아틀라스가 든 하늘처럼 무거운 짐으로 느끼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나보다 더한 사람이네?!' 라는 따스한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처럼(희망 사항)
함께 자신만의 좋아하는 것을 찾기를 바라며.
자신만의 것을 몰입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내가 좋아하는 책 시리즈가 있다.
'아무튼, OO'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모여 만든 시리즈로,
생각만 해도 가슴 뛰고 설레는 일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을 엮어 만든 시리즈인데
이걸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이렇게까지 한 가지에 관심과 애정을 담뿍 쏟을 수 있나? 라는 감상평을 선사한다. 때로 나도 관심있는 주제가 나오면 만날 수 있는 공감과 설렘은 덤이다.
나는 이 책 시리즈를 읽고 나면 책을 낼 정도로 좋아하는 것이 있는 작가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곤 한다. 또, '나한테 이 책을 쓰라고 하면 어떤 걸 주제로 쓸 수 있지?'라며 수요없는 공급을 상상한다.
나의 브런치 글은 이 책 시리즈를 오마주한다.
나는 아직 좋아하는 걸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어쩌면, OO'가 될 예정이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건 OO일지도 모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