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계엄령 이후 대한민국은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현 대통령 체포와 법원의 습격 등 2025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는 볼 수 없는 사건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좌파와 우파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싸우는 게 웃기기도 하고 지금 시대에 무슨 좌파와 우파를 나누는지 왜 이런 걸 나눠서 싸우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1인이죠. 하지만 이 글에서는 좌파와 우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 미리 양해 말씀드립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철저히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분리되고 있습니다. 예전 박근혜 탄핵 때도 이런 식으로 진영이 나뉘어 서로 싸우지는 않았습니다. 그때는 단지 극우만이 존재했죠. 그리고 정치인들이 헌법을 헌법재판관들을 이런 식으로 매도하지도 않았죠. 아니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엊그제 동대구역사 앞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는 뉴스기사를 봤습니다. 대구는 저에게 친근한 지역입니다. 제 처가 대구 출신이고 처가도 대구에 있습니다. 대구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아는 우파의 성지죠. 지역의 시장부터 국회의원까지 국민의 힘이 거의 독식을 하고 있는 지역구입니다.
전 처가에 가면 웬만하면 정치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저와 제 처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장인어른과 장모님 때문이죠. 얼마 전에 처가에 내려갔을 때 우연히 뉴스에서 윤석열 탄핵안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장모님이 조용히 물어보더군요. "근데 윤석열 대통령이 무슨 큰 잘못을 한 거야?" 이 말에 전 정말 몰라서 물어보시는 건가? 싶어 말도 안 되는 계엄령을 했고 내란혐의로 체포가 된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반응은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뭔 대단한 잘못도 아닌 걸로 저렇게 대통령을 수사하고 체포하는 게 말이 되나 싶네."
저희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대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대구 토박이분들입니다. 정치적인 성향이 국민의 힘 쪽일 뿐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어르신 분들이죠. 대구는 현재 윤석열의 내란죄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다수입니다.
그리고 좀 더 충격적인 건 민주당이 중국과 북한에 우리나라를 팔아먹을 거라고, 민주당의 이재명대표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을 중국에 넘기려는 간첩이라고 믿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말을 하는 장인어른께 전 소심한 반박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고 북한과 중국의 GDP만 비교해 봐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우리나라가 잘 사는데 왜 중국과 북한에 나라를 팔아먹겠어요. 중국의 경우엔 우리나라의 역대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입니다. 그리고 중국인들이 관광을 와서 쓰고 가는 돈이 많다 보니 내수 활성화에도 긍정적..."
이러고 있는 절 와이프가 그만하라고 눈치를 주더군요. 그때 결혼 후 처음으로 장인어른의 무서운 눈을 봤습니다. 찰나지만 저를 쳐다보시는 눈에 살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때 느꼈죠. 이 분들 정말 사실로 믿는구나.
정말 안타깝지만 그 이후에 저는 더 이상 대구 가족들과는 절대 정치 얘기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정치에 '정'자도 꺼내지 않기로요. 잘못하다간 가족끼리 싸움이 날 거 같더라고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진행이 됐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윤석열 이전까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윤석열 계엄령 이후에 순식간에 대한민국이 반으로 갈라진 거 같습니다.
좌파와 우파 이 단어가 정말 무섭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지극히 평범한 좌파나 우파가 아닌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면 시민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 국민들끼리 싸우지 않도록 수습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항상 아이에게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살면서 네가 원하지 않는 일이 생기거나 불행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남을 탓하지 말라고요. 많지 않은 삶이지만 살아보니까 결국 나에게 발생하는 일은 100% 내 책임이지 남의 책임이 아니었습니다.
내 책임을 남에게 전가시키면 당시엔 조금은 마음이 가볍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꼭 나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반드시 후회를 하게 되고요.
본인으로 인해서 평생을 자랑스러운 군인으로 퇴역 후에는 퇴역한 장성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군대 지휘관들이 본인으로 인해 평생의 명예와 인생을 날리게 됐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했던 분이기에 부디 대한민국을 생각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 시국을 수습해 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