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이고 Jul 24. 2024

행복한 신앙인

신앙인들의 믿음은 하나님과 성경에서 오지 않는다. 성경은 하나님을 믿기로 한 계기였으나 풀지 않을 암호문 같은 것이다. 풀리지 않는 편이 오히려 좋다. 거짓말도 진실로 만들 현란한 말솜씨가 있으면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다. 진실보다 거짓말 같이, 거짓보다 진실 같이.


그들은 삶에서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은 그들의 삶 전반에 머물러 있다. 어디에도 하나님의 존재를 확실하게 증명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그들은 그 불확실성에서 확실할 일종의 믿음을 키워내기 위해 자기 세뇌를 반복한다. 그리고 자기 세뇌는 무대 위에 올려져 타인에게 노출된다. 노출은 자랑스럽다.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가진 스트리퍼의 노출처럼 현란하고 당당하다. 그렇다, 자기 세뇌는 성경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일종의 나르시시즘 같은 것이다. 믿는 자신이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존재들, 그게 신앙인들이다.


위 내용은 내가 신천지에서 생각했던 기독교인들의 모습이었다. 신천지 신도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성경과 하나님은 총회장을 신으로 만들기 위한 매개체다. 성경 위에 선생님이 계신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자들이다. 때마다 겸손을 찾으면서 말을 고치려고 하지만 맥락은 전혀 바뀌지 않는다. 그들은 총회장을 신으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났다.


총회장은 그런 상황에 대해 경계한다. 자신을 신격화하는 데 굉장한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건 자신을 노골적으로 신으로 만드는 행위 대한 것이지 신에 준한 존재로 만들어 찬양하는 것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신천지 신도들은 자신을 속이는 데 최선을 다한다. 신천지와 총회장의 이상 행동에도 여전히 자신을 감화시켰던 처음의 순간을 현재로 끌어온다. 그러고 나면 행복에 젖어 조금 전의 의심을 회개하고 현재의 깨달음이 감사하다.


반복되는 자위에 신천지 신도들은 행복하다.

이전 14화 뿌리가 썩으면 나무도 썩는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