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록을 시작하며

by 아름드리

오랜 시간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했다.

글을 쓴다는 일이 마치 높은 산을 오르는 일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한두 번 미루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을 쓰지 못하는 날들이 쌓여갔고, 그 무게는 내 마음을 점점 더 짓눌렀다.


글을 쓰는 일이 낯설어진 건지도 모른다.

내 안의 단어들이 얼어붙은 겨울 아침처럼 멈춰버린 기분이었다.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맴돌았지만, 그것을 글로 옮기려 하면 문장은 자꾸 끊기고 손은 멈춰 섰다.

두려움과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더욱 주저했다.

그렇게 글은 내게서 멀어지고, 나는 점점 더 깊은 고요 속으로 숨게 되었다.


하지만 글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루고 또 미뤄도, 내 안에는 여전히 써야 할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글은 나를 부르고 있었고, 나는 그 이야기에 응답하지 못한 채 서성였다.


하지만 오늘 아침, 최강 한파 속에서 순간의 빛처럼 글이 다가왔다. 최강 한파가 몰아친 오늘 아침, 발걸음이 얼어붙을 만큼 차가웠다. 뚜벅뚜벅 걸어가다 고개를 들어보니 전깃줄 위에 나란히 앉은 참새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몸으로 바람을 이겨내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삶의 한 페이지에 새겨진 기록처럼 느껴졌다. 날씨는 매섭지만, 참새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바람 속에서도 참새들만의 질서를 지키며 하루를 준비하는 모습이 오늘 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듯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삶도 글도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순간과 작은 기록의 모임이라는 것을.


오늘도 나는 나만의 전깃줄 위에서 하루를 이어간다. 이제, 다시 글을 쓰며 내 안의 이야기를 기록해 나가기로 한다. 멈춰 있던 문장들이 천천히 녹아내리기를 바라며, 나는 다시 펜을 든다.


참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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