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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이별합니다.

by 아름드리

손가락 3개를 펴기 힘들어하던 윤이는 이제 4개를 펴서 4살을 표현한다. 고개를 마구마구 흔들며 온몸으로 싫어를 표현하던 윤이는 "싫어"라고 말로 정확히 표현한다.


선생님이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하면 두둥실 풍선처럼 손에 잡힐 듯 오지 않던 윤이는 이제 자기 이름이 있는 기저귀 바구니에서 기저귀를 꺼내 두 팔 벌려 뛰어온다.


윤이의 놀잇감을 친구가 말없이 가져가면 큰 눈망울에 그렁그렁 눈물이 장대비처럼 쏟아졌는데, 이제는 "내꺼야. 내꺼!"라고 울지 않고 말한다.


낮잠 이불에 눕히면 엄마를 찾으며 선생님 품에서 잠들던 윤이는 이제 이불만 보면 깡총깡총 뛰어가 인형을 꼭 안고 자장가에 포근히 잠이 든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어린이집 현관에서 제일 크게 울던 윤이는 이제 뭐가 그리 흥겨운지 작은북 큰 북 발거움으로 어린이집에 제일 먼저 등원한다.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힘들어 "엄마"라고 불렀던 윤이는 이제 "떤생님"이라는 귀여운 발음으로 불러준다.


"조금씩 매일 윤이가 선생님에게 햇빛을 주어 따뜻했고 바람을 주어 시원했고 촉촉한 비를 주어 마음이 무럭무럭 행복해졌단다. 이제는 4살이 되어 헤어져야 하지만 선생님은 윤이에 햇빛과 바람, 비를 마음속에 깊이 기억할게. 우리의 2월 작은 이별을 응원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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