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하는 회사에 다닌답니다. 회사 사정상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녀야 해요. 처음에는 쿠팡에서 파는 도시락이나 편의점 도시락, 사발면을 사가지고 다녔습니다. 자주 먹으면 질리는 음식이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은 건 일하는 마누라가 힘들까 봐 도시락 싸달라고 말을 못 한 거겠죠. 20년 동안 산 우정이 있는데 도시락을 싸주기로 했습니다. 유튜브에 나오는 화려한 도시락은 싸줄 수는 없지만 소박한 우리 집 반찬 중에 신랑이 좋아하는 반찬을 싸주기로 했죠. 어려운 반찬은 반찬가게 도움을 받기도 한답니다.
시장에 갔더니 여름철이라 가지가 많이 나왔어요. 초여름의 솜털을 물들인 연보라가 참 매력이죠. 가지는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다양한 효능도 있답니다.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효능은 항산화 작용을 가지고 있어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건강한 피부와 머리카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대요. 우리 집 미모 담당은 신랑이랍니다. 신랑과 가지는 춤사위의 파트너처럼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아요.
가지를 요리하려고 샀던 건 처음입니다. 여러 유튜브의 요리 쇼츠를 보고 제일 마음에 드는 요리 방법을 찾았습니다. 가지를 썰어서 불을 약하게 한 후 썰어둔 가지를 기름 없이 볶아주었습니다. 숨이 조금 죽으면 양파와 청양고추와 들기름을 넣어 살살 볶았습니다. 간장과 굴소스 설탕, 마늘 그리고 약간의 조미료의 힘을 빌려 빠르게 볶았습니다.
단맛과 짭짤함이 일품이네요. 부드럽게 살아있는 가지의 식감은 입안 가득 사각사각거렸답니다. 오늘은 가지반찬에 시장 반찬가게에서 산 홍어무침과 오이초무침 그리고 파프리카와 당근을 싸주었습니다. 나이 드니 채소 반찬이 생각날 때가 많답니다. 가지는 여러 가지 조리방법이 많아요. 시장에서 오늘은 가지를 사보세요. 넉넉한 인심만큼 검정 봉지에 가득 가지를 담아주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