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담가 놓은 오이지를 가져왔어요. 여름철에는 맨밥에 물 말아서 오이지무침 한 젓가락 먹으면 별미랍니다. 엄마는 매년 초여름이면 오이지를 담가서 무쳐도 주시고 오이지를 썰어서 새콤한 물에 썰어주기도 해요.
엄마는 매년 오이를 마당 화분에 심어 금이야 옥이야 키우십니다. 아기 오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매일 사진도 찍고 쑥쑥 자라서 참 예쁘다 말도 해주면서 애완식물처럼 키우시고 있어요. 첫애를 낳으러 가는 날 진통이 오는 것이 참 무서웠답니다. 병원에 가면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냉장고 문을 열고 엄마가 해준 오이지무침 반찬과 밥에 물을 말아 세 숟가락을 먹고 병원에 갔어요. 밥을 조금이라도 먹고 왔다는 안도감에 첫아이를 4시간 진통하고 수월하게 낳았습니다. 첫아이는 외할머니 반찬을 먹고 자라서인지 할머니 음식을 참 좋아합니다. 오늘은 추억의 오이지무침으로 도시락을 준비했답니다.
오이는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주말에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운동과 거리가 먼 우리 신랑의 피로 해소에 도움이 많이 되는 음식이에요. 오이지무침 아주 쉽답니다. 절여진 오이를 물에 담가주었다가 빨래를 비틀 듯 꾹꾹 짜주세요. 마늘, 고춧가루, 파, 참기름, 깨소금 넣고 아기 달래듯 무쳐주세요. 오이지 반찬에 라면과 함께 먹어도 정말 찰떡궁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