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드리 Jul 31. 2023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미역냉국반찬

초간단으로 미역냉국

여름이 되면 친정엄마는 오이, 당근, 파프리카, 미역을 넣고 맛깔스러운 미역냉국을 해주었답니다. 20대 때는 엄마가 해준 음식이 참 맛이 없었어요. 젊음을 안주 삼아 소주를 기울이며 사회를 지적하고 식당에서 나오는 미역냉국은 맛있다며 열심히 먹었습니다. 그때는 누구나 철이 없었죠. 지금은 20대에 엄마가 해주던 맛깔스러운 미역냉국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도 나이가 드니까 손맛이 변하시나 봐요. 엄마 음식이 나이 드시면서 짜서 먹지 못할 때도 있었답니다. 그래도 엄마는 큰딸을 위해 연신 반찬을 싸주세요. 엄마 반찬이 짜져도 이렇게 반찬을 싸줄 수 있는 엄마가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꼭 챙겨 옵니다. 그리고는 빈통을 가져다줄 때 너무 맛있었다고 말해주었어요. 그 말을 들으면 엄마는 온 세상을 비치는 미소로 행복해하십니다. 오늘은 미역냉국을 엄마 생각하며 반찬으로 만들어보아야겠어요.


 


미역냉국을 만들려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양파와 냉면육수밖에 없네요. 미역과 냉면육수, 양파와 깨면 충분합니다. 미역은 물에 불려주고 꼭 짜주세요. 생미역이 비린내는 마늘이 잡아주니까 걱정 마세요. 마늘, 국간장, 설탕, 참기름을 넣고 미역을 조물조물 무쳐주세요. 벌써 요리는 끝났답니다. 양파와 냉면육수 넣고 큼직한 얼음만 넣으면 달달하고 새콤한 미역냉국이 완성되었어요. 오늘은 미역냉국을 시원하게 보온병에 담아주고 간장 오징어채볶음. 파김치, 가지나물, 파프리카와 당근을 싸주었어요.


미역은 항염증 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데요. 나이 들어서 관절이 약해지고 있는 신랑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남자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애잔해 보여요. 제 친구들이 말합니다. 남편을 20년 동안 엄마처럼 보살피고 키워주는 것 같다고요. 가족이 별로 없는 신랑이 외로워하지 않게 살뜰히 챙기고 위로해 주고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누나처럼 아껴주었어요. 그래서인지 저희 부부는 나이 들수록 남매처럼 닮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이 들어가도 좋은 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오독오독하고 꼬들꼬들한 오이지무침 반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