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끈적하고 찌릿찌릿한 날씨에 반찬을 싸기란 참 쉽지 않아요. 반찬가게와 인스턴트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나이 들수록 인스턴트 친구랑은 멀어지게 되고 익숙한 맛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메인 반찬은 꼭 제가 준비해주고 있어요. 마트에서 식재료를 고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리는 식재료가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뿐이네요. 한 번쯤은 내가 좋아하는 재료로만 요리를 해보자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집 식구들은 오징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오늘은 오징어 맛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요리해서 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볼게요.
오징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뇌 건강과 기억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답니다. 요즘 깜박깜박하는 신랑을 위해 쫀득한 오징어 볶음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오징어볶음에 달콤한 풍미는 양파와 양배추가 책임진답니다. 당근이랑 청양고추, 파를 썰어두고 설탕, 양조간장, 마늘, 맛술, 참기름, 고추장, 고춧가루를 넣고 양념장을 만들고 오징어와 양념장을 섞어서 잠시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해 주세요. 야채는 순서 정하지 말고 다 넣고 기름에 볶아주세요. 양파가 노릇해지면 오징어를 만나고 싶다는 신호랍니다. 이때 양념된 오징어를 넣고 센 불에 재빠르게 볶아주세요. 완성되면 고소미 깨를 듬뿍 뿌려주면 완성이랍니다.
에어컨으로서늘한 거실 공기를 만들고 넷플렉스에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공포 영화를 보여주며 오징어볶음을 선보였죠.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는 반찬이라 시큰둥했지만 타오르는 매콤한 비주얼의 오징어볶음을 먹어보며 조리법을 조금 달리 한 맛에 매료됐죠. 이럴 때는 청소년과 신랑은 얼음 동동 띄운 청량한 콜라를 준비하고 저는 머리까지 띵할 정도로 시원한 맥주를 준비했답니다. 강렬하고 매콤한 오징어볶음은 환상이었어요. 오늘은 오징어볶음과 호박나물, 알타리김치, 시원한 콩나물국을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었답니다.
'여름휴가가 별거 있나요. 일상 속 소소한 하루를 함께할 가족과 하루를 채워주는 음식, 알싸한 맥주 한잔이면 호캉스 부럽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