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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Aug 15. 2023

초록이의 여왕 호박잎과 짝꿍 견과류 쌈장

나이 들수록 호박잎이 맛있어집니다

시장에 가면 단골가게 있답니다. 할머니는 늘 저보고 새댁이라고 불러줘요. 이 말을 듣고 싶어서 할머니 가게에 가게 되나 봅니다.


"새댁 주려고 호박잎 남겨놨어. 잘했지. 나는 카드 기계 오래 걸려서 손님들이 싫어할 때도 있는데 새댁은 올 때마다 천 원짜리를 잔뜩 가져와. 이뻐. 나 돈도 바꿔주었잖아.생전 깍지도 않고"


"할머니가 저보고 새댁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서요. 나이 많은 아줌마인데 . 매일 제일 싱싱한 채소만 주시잖아요. 호박잎 잘 먹을게요. "


"이천 원만 줘. 또 와. 안 오면 궁금혀."


"네. 할머니. 주말마다 올게요. 천원짜리 많이 가져올게요"


2천 원을 드리고 호박잎 한 바구니를 받았답니다. 할머니손에 자라서인지 나는 할머니들이 참 좋아요. 오늘은 호박잎 반찬이다.

호박잎은 루테인과 비타민A가  풍부해서 눈 건강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조금씩 노안이 와서 안경을 쓰기 시작한 남편한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호박잎은 줄기에 까시러운 겉줄기는 벗겨주는 게 좋답니다. 여러 번 깨끗이 씻어서 찜기에 넣고 4분만 쪄주세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호박잎 친구 쌈장입니다. 저는 시판 쌈장에 청소년들 먹으라고 사주었는데 안 먹고 서랍장에 잠들어 있는 견과류를 작게 잘라 넣었어요. 그리고 참기름, 올리고당, 고소미 깨까지 넣으면 고소함에 끝판왕 쌈장이 된답니다.

호박잎은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격 좋은 녀석이랍니다. 파김치에 쌈장만 넣고 먹어도 명란젓 살짝 넣어 먹어도 맛있었어요. 오늘은 엄마 아빠 좋아하는 초록이 반찬만 있어서 살짝 미안한 마음에 청소년들은 치킨을 시켜주었어요.


'호박잎이랑 쌈장 넉넉히 싸주었으니  회사 사람들과 함께 쌈밥처럼 먹어봐요. 정겨운 반찬이라 좋아할거예요. 초록이 많이 먹고 오래오래 함께 손잡고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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