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드리 Sep 20. 2023

쫄깃쫄깃한 북어간장구이

오늘은 반차를 내고 정말 오랜만에 신랑과 데이트를 하기로 했답니다. 매일 손가락과 손이 아파 주무르며 잠이 드는 남편과 뒷목이 늘 뻣뻣해서 고생하는 나를 위해 함께 손 잡고 병원 데이트를 했어요. 물리치료 받으면 금방 좋아진다는 나와는 달리 신랑은 손바닥 안에 염증이 생겨 의사 선생님이 아팠을 거라고 하네요. 약을 먹어보고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하기로 했답니다. 비 오는 날씨만큼 남편이 짠하답니다. 물리치료실에 둘이 오붓이 누워 치료를 받는 모습에 늙어감을 느끼게 되네요. 마음도 몸도 축축해지는 날 음식으로 마음을 건조해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주어야겠어요.

혈관건강에 북어가 좋다는 말에 얼른 시장에서 사 왔답니다. 북어 머리는 잘라내서 따로 보관하세요. 북어 머리는 국물 육수용으로 좋답니다. 북어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에  불려주세요. 양념장은 양조간장, 참기름, 매실청, 맛술, 마늘, 꿀, 파, 후추를 넣고 북어와 양념장이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북어와 양녕장이 친해진 느낌이 들 때  기름 넉넉히 두르고 약한 불로 은근히 익혀주세요. 불이 세면 금방 타 버려요.

바로 구운 북어간장구이는 쫄깃쫄깃하네요. 비 오는 날에 딱이라며 신랑이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주었답니다. 술을 못 마시는 신랑은 콜라를 가져와 저랑 건배를 해주네요. 병원 다녀온 후 걱정이 많아진 것 같다고 저를 위로해 주었답니다. 건강하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우리 바람대로 늙어가는 건 아니겠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마음이 뽀송뽀송해졌답니다. 오늘은 북어간장구이, 매운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김치를 반찬으로 넉넉히 싸주었어요.


'나에게 이제 가장 친한 친구는 당신이예요. 아픈 손 주물러 줄테니 지금보다 더 아프지는 말아요. 친한 친구와 오래 오래

함께하고 싶다오. 힘내요. 나도 힘낼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쫀득쫀득한 더덕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