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예술, 교육의 가장 오래된 뿌리
■ 기초예술, 교육의 가장 오래된 뿌리
우리는 종종 잊는다. 인류는 글보다 먼저 그림을 그렸다. 기초예술은 가장 오래된 언어이자, 감각과 감성, 상상과 표현의 원천이다.
미술, 음악, 무용, 연극은 인간이 타인과 세계를 연결하는 본능적인 수단이다. 감정의 흐름을 통과시켜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공감하는 감각의 기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공교육에서 예술은 가장 먼저 줄어드는 시간표의 항목이다.
기초예술은 입시에서 배제되고, ‘점수화하기 어려운 과목’이라는 이유로 소외된다.
그 결과, 우리는 감정을 억누른 아이들과 창의력을 상실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 예술은 문제풀이가 아니라, 문제제기의 언어다
한국 교육은 ‘정답 찾기’에 익숙하다. 하지만 예술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왜?”, “무엇을?”, “어떻게?”
예술은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는 힘, 즉 관점의 힘을 기른다.
창의성과 감성지능, 표현력, 상상력, 공감력... 이 모든 것은 수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역량이며, 21세기에는 오히려 이 비정량적 능력이 핵심이 된다.
예술은 사치가 아니다. 예술은 문제해결능력의 전제가 되는 감각 훈련이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어릴 적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 기초예술교육을 ‘기초교과’로 복원하자
영어와 수학만(국영수만) 기초가 아니다. 미술, 음악, 연극도 인류의 기초 역량이다. 이제는 기초예술을 ‘선택과목’이 아니라 기초교과로 인정하는 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다음과 같은 실천을 제안한다.
1. 기초예술을 전 학년 공교육 필수과목으로 확대
2. 전문 예술교사 확충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인프라 재설계
3. 기초예술과 연계된 STEAM형 융합 교육모델 도입 확대
4. 기초예술교육 전문 연구기관 설립- ‘한국기초예술교육연구원’ 창설
5. ‘문화예술혁신본부’ 설치를 통한 부처 간 정책 총괄 및 예산 조정 기능 강화
예술은 교육과 분리될 수 없다. 예술을 배제한 교육은 결국 인간을 배제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 미래는 손끝에서 시작된다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감각은 여전히 손끝에 있다. 붓을 잡고 선을 긋고, 악보 없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무대에서 떨리는 몸으로 이야기를 건네는 일...
그 모든 것이 인간다움의 회복이다.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은 결국, ‘얼마나 인간적인가’에 달려 있다.
기초예술은 그 인간다움을 지키는 마지막 감각이다. 기초예술을 되살리는 일은, 교육을 되살리고, 사회를 되살리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진짜로 준비해야 할 미래는 정답이 아니라, 감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