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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단 하나, 그것은 무엇인가요

미술로 보는 사람의 마음

by 미지수

상징이란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공존이며 수많은 세월에 걸쳐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가지기 때문에 “존재의 가장 내밀한 양상을 숨김없이 드러내주는 것이다” (엘리아데, 2002?) 책에 이렇게 적혀있는데요. 영문으로 이름과 성을 모두 표기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Mircea Eliade) 미르체아 엘리아데는 종교사학자이자 작가였다고 합니다.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8개 국어를 유창하게 했다고 하고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10개 정도 있네요. 미술은 대표적인 상징언어의 예술이지요. 미술 치료에 있어서 그림의 상징언어를 읽어 내는 것은 치료적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널리 알려진 프로이트와 융은 인간의 무의식이 표출되는 꿈이나 백일몽이나 그림의 상징성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그림의 다음 주제도 백일몽인데 언제 다음 주제로 넘어갈지 미지수입니다. 내년에나 가능하리라 여겨지는데요. 아직 내면아이 그리는 게 너무 재미나거든요:)


미술 치료에서 내담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표현한 상징들의 의미를 파악하거나 재인식하는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치료사는 그림이 주는 일반적인 상징성에 대해 알고 있어야 되며, 상징이 주는 의미를 치료의 과정에 적절하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네요. 하지만 그 상징적인 의미들이 아주 오랫동안 연구된 건 사실이지만 그 의미를 한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소심하게 생각한답니다.


공간의 상징에서는 공간이란 인간이 존재하고 있는 세계를 인식하는 근거가 되며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는 기본적 틀입니다. 1차적으로 미술 치료에 있어서 기본적인 공간은 사가형의 도화지를 말합니다. 그림에 나타나는 내용들이 공간 상에서 어떻게, 어디에 배열되는가에 따라 그림 그린 사람의 심리적,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륀발트(Grunwald)의 공간도식과 상징으로 된 그림을 보면 어느 정도는 맞을 수도 있지만 도화지의 왼쪽 부분을 수동성의 영역, 오른쪽을 능동적 대처 영역이라 나누었는데요. 글쎄요. 제가 좀 극단적인 성격이지만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요. 아무튼 그림에서 보이는 공간의 상징들이 논쟁의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오래도록 연구한 사람들의 연구를 저는 존중합니다. 그리고 오래된 연구는 새로운 환경에 따라 변화되어 가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선의 상징에서 선은 한 점의 연속적 연결로 나타나는 것이며, 문자나 그림의 기본 요소로서 이미 원시시대의 동굴벽화에서도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선이 나타내는 운동성, 목적과 방향성, 생동감과 허약함, 자극성과 역동성 등은 바로 선을 그리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 나아가 신체적 상태까지를 표현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선의 특징이나 형태에 따른 상징적인 의미는 제가 그림 작업을 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많이 경험해 본 것들이라서 대략 알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또렷하고 명확한 선, 거친 선, 약한 선, 떨리는 선, 가는 선, 탄력이 있는 선 기타 등등 모든 선들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물론 안정적이고 균열이 없고 탄력이 있는 선이 좋기는 하지만 어떤 그림에 따라서 떨리는 선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심리학적인 면에서 본다면 떨리고 불안한 선은 신경 장애가 있지만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그 점도 높게 인정을 해줄 때가 많으니까요. 아직 초반부지만 미술 심리 치료를 공부하면서 심리학 책을 더 깊이 있게 봐야겠네요.


형태는 미술의 기본 요소이며 다른 구성 요소와 긴밀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 모든 형태는 자기만의 내적 반향을 가지고 있으며, 그 형태와 같은 성질의 정신적 실체, 내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칸딘스키, 1997?) Wassily Kandinsky(1866~1944)는 워낙 유명한 화가이지요. 고등학교 때 이 스끼, 저 스끼하며 말하면서 친구들과 놀았던 생각이 문득 나는데요. 그런 기억은 오래가는데 그의 업적을 보면 왜 또 새로운지, 여러 책들을 읽었어도 왜 뒤돌아서면 내용을 모두 잊어버리는지 모르겠네요. 철학, 음악, 미술 기타 등등 그 시대의 흐름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이트가 개척한 무의식의 세계는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엄청난 업적이지요. 많은 예술가들이 그의 이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삼각형의 형태를 구도에 즐겨 사용하는 조형 예술로는 무엇보다 고딕 양식의 건축이 있고, 숫자 3의 상징, 역동성을 지니며 그러한 역동성에서도 균형을 이루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힘은 종교적 의미에서 신성한 것을 상징하고 있어서 수많은 종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 맥락에서는 관계를 의미하고 독립성, 자율성과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기회, 변화의 시도를 암시하며 부모 자식 간의 긴장관계뿐만 아니라 보완, 균형의 상태를 말하거나 자녀가 부모와의 공생관계에서 독립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볼 때 삼각형은 다른 형태들보다 다루기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각형은 인간의 생활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사각형은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형태로서 모든 인류에게 대지를 상징하며 그와 연관하여 단단함과 무거움 과 고요를 의미합니다. 건축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형태로 구체성과 명백함을 나타내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4방위, 4계절, 4 원소, 4 기질 등등의 것들이 있지요. 종교적으로 삼각형이 신성을 말한다면 사각형은 인간적인 것을 말합니다. 정사각형이 원 안에 있으면 땅과 하늘의 결합, 자신의 에너지를 가진 충만함과 정화를 상징하며 정사각형은 원과 더불어 만다라의 기본 형태이기도 합니다. 사각형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교요와 휴식 그리고 놀이나 집회를 위한 공간으로서 공동체 의식이나 소속감을 주는 반면, 부정적으로는 폐쇄적이고 답답한 공간이나 심지어는 감옥과 같은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분석 심리학에서는 사각형은 인간의 무의식에서 나온 형상으로서 원형적 구조 모양으로 보고 사각형을 그리는 것은 외적인 혼란이나 어려움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신뢰하는 것과도 연결된다고 하네요. 따라서 사각형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정리정돈의 욕구와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욕구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선형은 자연의 형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회오리바람, 덩굴 식물, 달팽이, 소라, 밀물과 썰물의 규칙적 운동, 달의 운행 등은 나선의 움직임과 형태를 대표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태아가 출생하기까지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경험하는 움직임이 바로 나선의 운동이지요. 이처럼 나선형과 나선형의 운동은 인간과 잔영, 나아가 우주의 운행에 기본이며 창조의 근본적 운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형태가 나선형 미로의 형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선형의 운동성이 주는 이중적인 특성을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변화와 역동, 생명력, 치유의 에너지, 전체성 추구, 의식을 구성하고 고려하는 능력, 개성화의 과정, 새로운 방향 전환과 연결된 변환 심층 심리적 면에서 심적 창의성, 에너지 성장, 의식화를 나타낸다고 Riedel이 말했다고 하는데 작가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 구글 하는데 찾을 수가 없네요. 찾으면 다시 보충해서 넣는 걸로 하겠습니다. 인지학적 미술 치료의 형태연습에서는 안에서 밖으로 시계방향의 나선형을 그리게 하는 대표적인 대상으로 경련성 환자, 정신 지체, 자폐증세를 들고 있고 반대로 안에서 밖으로 시계 반대방향의 나선형을 연습하도록 하는 대상은 히스테리 환자, 무절제한 사람, 집중력이 약한 사람, 몽상가를 들고 있다. 나선형 그리기가 모든 환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나선형을 통한 각 회전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 무엇보다 팽창력과 집중력을 얻기 때문이다. 그뿐만 이러한 운동은 시작과 끝이 분리되지 않고 항상 역동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


원의 형태는 시간성과 공간성을 지니고 있으며 나아가 무형이면서도 유형이 공존한다. 원은 인류의 문화에서 주로 신과 초월자를 나타내는 상징적 형태로 받아들여졌다. 그러한 상징적 의미 때문에 원은 많은 나라에서 완성과 영원성을 상징한다. 또한 모든 것을 감싸는 것과 연관하여 어머니의 상징이기도 하다. 처음과 끝의 구분이 없는 원은 심리적으로 무의식과 의식의 미분리와 전체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융에 의하면 원은 만다라의 형태로써 조화와 통일성, 내적 질서와 균형, 나아가 개성화의 과정으로 본다. 각이 있는 형태가 긴장감을 주는 것이라면. 원은 이완을 주는 심리적 특성이 있다. 미술 치료에서 원은 우울한 사람에게 자주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만다라의 형태는 삶의 중심과 내적 균형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러한 치료적 관점으로 다루어진다.


이번 글에서는 공간, 선, 형태가 주는 상징적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예전에 공부했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다 잊어버려서 재미있는 건지:) 아무튼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제목을 정했는데요. 나를 상징하는 단 하나는 무엇일까. 물론 저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건도 좋고 자연물도 좋고 여러 가지 모든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제가 무지개라고 생각되는데요. 여러 분도 자신을 나타내는 그 무엇 하나, 한 번 상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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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들과 춤추는 오베론, 티타니아 와 퍽" (1786)

윌리엄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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