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족

미술로 보는 사람의 마음

by 미지수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그림 진단 검사의 종류에 대해서 더 살펴볼 텐데요. 집-나무-사람 그림검사에 이어서 동적 가족화(KFD:Kinetic Family Drawing)는 가족화에 움직임을 첨가한 일종의 투사법이라고 합니다. 번즈와 커프먼(Burns, R.C. & Kaufman, S. H. 1970)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하네요. 동적 가족화는 가족 구성원들의 전형적인 활동을 그리게 하여 내담자 자신의 눈에 비친 가족들의 일상생활 태도나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냄으로써 내담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판단을 내담자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현재 상태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객관적, 물리적 환경으로서의 가족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주체적, 선택적으로 지각하는 주관적, 심리적 환경으로서의 가족인지를 적용해서 본다고 하는데요. 동적가족화의 여러 가지의 장점 중에 몇 가지를 다시 살펴보면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의식의 통제를 적게 받고 방어를 감소하는 효과가 있고 현실의 가족 관계가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 개인의 지각하는 가족상과 자신의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보게 해 준다고 하네요. 그리고 동적 가족화의 해석은 5개의 진단 영역, 즉, 인물 상의 행위(Action), 양식(Styles), 상징(Symbols), 역동성(Dynamics), 특성(Character)으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인물상의 행위(A)로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첫째, 가족 모두가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둘째, 각 인물상의 행위(A)를 중심으로 분석하되, 그림의 양식(S)과 상징(S) 등을 고려하여 전체적인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림의 양식(S)에서는 일반적으로 양식은 가족관계에서 자기의 감정과 상태, 신뢰감을 나타냅니다. 양식(S)으로는 일반 양식, 구분, 종이접기, 포위, 가장자리, 인물하선, 상부의 선, 하부의 선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 양식은 가족 간의 온화하고 우호적인 상호관계를 암시하는 그림이고 구분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직선이나 곡선을 사용하여 그림에서 인물들을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경우로 자신과 가족을 분리하려는 욕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종이접기는 검사용지를 접어서 몇 개의 사각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구성원을 그리는 것으로 구분의 극단적인 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가족관계 내에 존재하는 강한 불안이나 공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포위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인물을 어떤 사물이나 선으로 둘러싸인 경우를 말합니다. 가족원이나 자신을 닫아버리는 양식이며 주로 책상, 그네, 자동차 등의 사물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자리는 인물을 용지 주변에 그리는 경우로, 상당히 방어적이거나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강한 저항을 나타냅니다. 인물하선이란 자신이나 가족 구성원에 대해 불안감이 강한 경우에 인물상 아래에 선을 긋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선은 인간관계에 불안정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네요. 상하부의 선은 용지의 상부에 그려진 선은 불안, 걱정, 공포가 존재함을 의미하고 하부의 선은 강한 스트레스 하에 있는 내담자가 안정을 강하게 필요로 할 때 나타나기도 한다고 하네요.


인물의 역동성(D) 차원에서는 가족 간의 감정을 용지의 전체적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물상의 순서, 위치, 크기, 거리, 인물상의 방향, 인물상의 생략, 타인의 묘사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합니다. 인물상의 순서는 가족 내의 일상적인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며 특정 인물이나 자기상이 제일 먼저 그려진 경우에 내담자의 가족 내 정서적 위치에 대해서 특별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인물상의 위치에서 적절히 적응하는 사람들은 남녀 모두 자기상을 우측에 그리는 경우가 많으며 중앙부에 그려진 인물상은 가족의 중심인물인 경우가 많다고 하고요. 만약 내담자가 중앙부에 자기상을 위치시켰을 때는 자기 중심성이나 미성숙한 인격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에서 한참을 웃었는데요. 제가 이번에 내면아이 그림작업을 하면서 아무래도 그때 그 시절로 여행을 하며 그림 작업을 했는데요.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하건대 제가 자기중심적이고 미성숙하다는 반성을 좀 했는데 그 부분을 좀 깊이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외에도 거리감은 친밀감, 인물의 방향과 생략은 인물에 대한 내담자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고 타인을 묘사한 경우에는 가족 내에서는 누구에게나 마음을 터놓을 수 없는 상태에 있을 때 타인을 묘사한다고 합니다.


인물의 특성(C)에서는 음영, 윤곽선과 형태, 신체부위의 과장, 신체 부분의 생략, 얼굴 표정, 의복의 장식, 회전된 인물상, 정교한 묘사, 필압 등을 살펴보아야 하는데요. 제가 내면 아이 그림작업을 하면서 그림의 주제를 의도에 맞춰 그리기 위해 구상을 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는 맞아서 신기합니다. 제가 미술 심리를 공부하기 전에 내면아이 그림을 그렸는데요.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의 주제는 잔혹 동화입니다. 다들 그림형제의 동화를 알고 계시겠지요? 모르신다면 그림형제에 대해 찾아서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저의 그림에서 한 가지 의도를 설명하자면 그림에서 내면 아이의 눈썹을 그리지 않은 이유는 결핍을 나타내기 위해서 일부러 신체 일부를 생략하였습니다. 얼굴표정은 직접적인 감정을 나타내므로 해석상 확실한 지표가 된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내면 아이들이 화가 나있는 얼굴로 그림 작업을 했지요. 아이의 내면 안의 이야기를 보여주어야 했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인물의 특성을 의도대로 파악해서 그렸더니 예상대로 아름답지만 으스스한 분위기가 나오는 거 같습니다:)


동적 가족화에서 상징(S)은 그림에서 나타난 모든 사물들에 대한 임상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상징의 해석이 주관적, 독단적으로 행해지면 내담자의 특성을 잘못 해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하나의 상징이 항상 내담자에게 같은 의의와 깊이를 가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역동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물에 관한 것들, 비, 바다, 호수, 강 등은 임상적인 의미로 우울한 감정을 상징하지만 그 의미를 한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겠지요.


동적 가족화를 공부하면서 DAP 검사법도 같이 공부한 듯한데요. 책에서는 인물화 그림검사(DAP)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HTP 검사법에서 DAP 검사에 대한 부분을 좀 언급했으니 따로 설명하면 겹치는 설명들이 많아서 생략된 듯하네요. 앞서 말한 대로 인물화 검사법은 지능 검사로 사용하다가 성격 검사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내담자의 성격이나 정서, 갈등 등이 투사된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의도대로 그림에서 상징들의 의미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 작업을 하면서 미술 심리 공부를 하니 둘 다 점점 더 재미있어지네요:)


x


Le Ballet Espagnol, 1862 by Edouard Manet

스페인 발레, 에두아르 마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