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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나무와 사람

미술로 보는 사람의 마음

by 미지수

심리 검사의 방법으로는 첫째, 의식 수준의 질문지 법, 즉, 내가 알고 하는 대답이나 사지선다형 문제들로 이루어진 형태를 말하며, 둘째, 전의식 수준의 동작성 검사는 여러 가지 지능검사를 말하고, 셋째, 무의식 수준과 의식 수준의 투사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공부하는 그림 검사법은 인격을 전체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투사법에 속한다고 하네요. 첫째와 둘째 검사법이 객관적인 검사법이라면 셋째, 무의식 수준과 의식 수준의 투사법은 주관적인 검사법이라고 합니다. 투사법 중에서 로샤 검사와 주제 통각 검사가 언어를 매개로 하는 검사인데 비하여, 그림 검사법은 비언어적인 것으로써, 지시를 이해하거나 글을 읽을 정도의 언어능력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언어 능력이 낮은 유아나 아동, 정서장애 아동에게 적합하며 성인들도 임상장면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투사법은 대체로 검사의 타당도와 신뢰도가 낮은 편이나 몇 가지 장점이 있네요. 첫째, 방어와 왜곡이 적다고 합니다. 성인은 자신을 방어하려는 욕구가 강하여 심리검사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반응과정에서 피험자는 불분명하고 모호한 검사 자극으로 적절한 방어를 하기가 어렵고, 자신의 반응 내용을 검토하고 자기 의도에 맞추어 조작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둘째, 반응의 독특성과 풍부함이 있습니다. 투사법의 검사반응은 면담이나 행동관찰, 객관적 검사반응과 다르게 매우 독특한 반응을 나타내주며, 이러한 다양한 반응이 개인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합니다. 셋째로 무의식적 내용에 반응한다고 합니다. 자극적인 성질이 매우 강하여 평소에는 의식화되지 않았던 사고나 감정이 자극됨으로써 전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심리적 특성이 반영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림 진단검사의 종류로는 자유화 검사, 과제화 검사, 나무그림 검사, 인물화 검사(DAP), 집-나무-사람(HTP) 그림검사, 동적 가족화(KFD), 동물가족화, 학교생활화(KSD), 풍경구성법(LMT), 협동화 검사법, 이렇게 총 10개의 진단검사가 있습니다. 그림진단검사는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서 실시하는 것이 좋겠지요. 첫 번째, 자유화 검사는 내담자가 스스로 주제를 결정하여 그림을 그리므로 자기표현이 다양한 사람에게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분석 방법은 아직 신뢰도나 타당도에서 동의를 얻지 못한 부분이 있으므로 제한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두 번째, 과제화 검사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상태를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주제를 주는 방식으로 자유화 검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림검사가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나무그림검사는 내담자에게 과일나무를 한 그루 그리도록 하여 내담자의 삶의 내용과 개인의 무의식의 자기를 반영하는 모습을 보는 검사입니다. 미술심리에서 나무 그림은 인간의 자아상태를 잘 나타내주는 그림 검사법으로 알려져 있네요. 음,,, 나무를 보면서 사람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참 신기하네요. 인물화(Drawing A Person) 검사법은 처음에 지능검사로 사용되다가 성격검사로 개발되어 많이 사용되는데요. 자유화에 비해 저항이 적어 심리검사로 널리 애용되고 있습니다. 전신상의 남녀상 그림을 때로 그리게 하며 인물화 분석은 HTP나 가족화의 기초가 되므로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HTP그림검사는 House, Tree, Person의 약자로 Burk(1948) 님께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하여 집, 나무, 사람을 차례대로 그리는 진단법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케네스 버크(Kenneth Burke, 1897~1993)는 문학 이론가로서 지식의 본질에 기반한 분석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집, 나무, 사람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친밀감을 주는 소재로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내담자의 성격과 행동 양식, 대인관계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집은 내담자의 자아상, 가정환경 및 가족구성원과 관련된 정서에 대해 알 수 있으며, 나무 그림은 내담자의 깊은 무의식적인 감정과 자아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사람 그림에는 자기 자신이나 중요한 타인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태도 또는 바라는 이상에 대한 자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성격, 불안, 우울과 같은 측면이 투사되기도 합니다. 집 그림 해석 부분을 읽어보는데 저와 같은 아티스트에게는 해석이 무의미해 보입니다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 번 부탁을 하고 싶네요:) 아무튼 그림의 상징적인 해석들을 읽어보면서 오랜 시간 동안 연구되어 온 자료이지만 절대적인 의미는 아니므로 상담자의 경험에 따라 해석의 깊이도 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K-HTP(Kinetic-House-Tree-Person) 검사는 HTP 그림검사와는 다르게 한 장의 종이에 집, 나무, 사람을 그리는 것으로 전체적인 내담자의 정신세계를 좀 더 역동적이고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부 상징이나 해석에 의해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오히려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린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다고 하고요. 그림을 그린 사람만이 아는 독특한 의미의 상징이 더 중요하며 모든 상징 해석은 그린 사람의 의식 수준과 해석자의 의식 수준에 달려있다고 하네요. 대상의 상징성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면서 읽어보는데 대부분의 의미들이 맞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무의식의 세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만큼 저에게만큼은 그 상징의 의미들이 논란의 여지가 좀 있어 보입니다.


이번에는 심리검사법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았고, 미술 심리치료, 즉, 그림 검사법이 비언어적이고 인격을 전체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매력적인데요. 주관적인 검사법이어서 검사의 타당도나 신뢰도가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자기 방어가 많은 성인에게는 그림 검사법이 꽤 유용하리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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