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발달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그들의 마음을 제가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 미술 수업 5회 차를 진행하면서 두 번째 제자가 생겼습니다. 제자 2는 그림을 그렸던 경험이 전혀 없고 언어 전달이 미흡하여 제자 2에게 맞는 미술 교육 자료를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자 1은 지적장애 3급이라고 알고 있는데 제자 2에 대한 정보는 아직 받은 게 없지만 다음 수업 시간을 서로 알차게 보내려면 미술 선생님인 제가 좀 다양한 주제들로 미술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요. 일반인과 아동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미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은 온통 제자 2에 알맞게 그림을 어떻게 쉽고 재밌게 접근할까였습니다.
그러다가 영국의 테이트 모던 뮤지엄 1층 서점에서 그림책을 보다가 흥미로운 책을 3권 정도 산 기억이 있어서 책장을 뒤져보니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사물의 형태를 점으로 연결시켜 그림을 그리는 책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대표님에게 상의하니 발달 장애인들이 미술 배울 때 그 방식을 쓴다고 하네요. 일단, 자료를 받아 제가 가지고 있는 책과 비슷한지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제자 2에게 세상의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쉽게 점과 점으로 연결하여 큰 형태를 보게 하고, 서서히 채색을 배우는 단계로 가르치면 될 듯싶습니다.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고, 형태가 만들어지고, 세상을 보여주는 점.점. 크게 방식. 지적 장애인의 발달 수준에 따라 수업 방식을 달리하고, 일이 년 정도 지나서 발달 장애인을 위한 미술 교육 자료를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다양하게 발달 장애인들을 만나고 가르쳐야 합니다. 맨 처음, 제자 1의 발달 단계가 양호하고 미술 실력이 좋아서 제가 긴장을 늦췄었는데 제자 2도 중간에 낙오되지 않고 즐겁게 그림을 그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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