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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수업 5

우리들의 미술교실

by 미지수

저는 지금 발달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5회 차 수업을 마무리 지으면서 새로운 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제자 2는 지적 장애인이고 미술을 배워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수업 시작 전 전달받았는데요.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어도 일반인들의 미술 실력은 편차가 좀 있기 때문에 첫 시간은 제자 2의 미술 실력을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미술 수업을 시작할 때 요즘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핸드폰 사진들의 이미지들 중에 제일 많은 사진을 얘기해 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지들을 살펴보면 첫 번째 가장 많은 사진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타인이고 그다음으로는 본인 사진 그리고 꽃 이미지입니다. 본인 사진이 많으면 그 의미가 좀 나르시시즘적 일 수도 있지만 지금 본인이 가장 흥미로운 대상이고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으므로 자화상과 자신의 몸 일부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제자 2는 꽃 이미지를 그리고 싶다고 하여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너무 어려웠는지 동그리미만 몇 개 그리고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그래서 선연습을 시켰더니 손에 압력을 넣지 못해 흐린 선과 진한 선을 구분하여 그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잠시 생각하는 사이, 제자 2가 꽃을 다시 그리고 싶다고 해서 꽃을 그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동그라미 몇 개만 그리고 그리기를 멈췄습니다. 그래서 종이에 프린트되어 있는 꽃의 형태를 따라 천천히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특수 교육 담당 선생님에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여 제자 2의 첫 미술 수업 시간을 다행히 즐겁게 마쳤습니다.


제자 1과 제자 2의 미술 실력 차이가 많이 나고 제자 2의 언어 전달력이 미흡하여 제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졌는데요. 하지만 미술 시간을 즐거워한 제자 2의 얼굴을 보니 제가 기분이 좋아져서 어떻게 하면 그림을 쉽게 그릴지 주말에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자 1은 숲 속 그림을 끝냈고 제자 1의 다음 그리기 주제는 심장입니다. 첫 시간에 햇살의 느낌이 좋아서 숲 속 그림을 그렸는데요. 햇살의 강렬한 빛을 하트로 연상했었지만 하트의 표현은 제자 1이 원하는 대로 일반적으로 수채화 채색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자 1은 원래 심장이란 오브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요. 인간의 몸 주요 기관에서 모든 부분이 다 중요하겠지만 심장은 가슴의 왼쪽에 위치한 근육으로 된 기관으로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입니다. 그래서 심장에 대한 연상되는 아이디어가 많을 텐데요. 저는 심장을 생각해 보면 하트, 마음, 심장소리, 사랑, 열정, 역동적, 붉은색 기타 등등이 연상됩니다. 저는 마음이 아프다고 생각될 때 심장인지, 그 근처 부분이 아프고 심장이 툭하고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데요. 그만큼 마음과 심장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공허함을 느낄 때도 그 부분이 없어지는 것 같고요. 그림 주제가 제 마음에 쏙 들어서 다음 시간에도 제자 1이 즐겁게 그림 그릴 걸 상상하니 제가 더 흐뭇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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