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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수업 12

우리들의 미술교실

by 미지수

저는 지금 성인 발달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주 수업은 날씨의 영향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해서 2주 만에 제자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서 더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술 수업을 기록하시는 선생님이 한 분 더 참석하게 되어 학생 수보다 선생님이 더 많은 흥미로운 상황이 되었는데요. 제자들에게는 새로 온 선생님을 기록 선생님이라고 소개를 해주었더니 제자들이 웃었습니다. 제자 1은 아무래도 주변 환경에 예민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면 그것에 집중을 하여 미술 수업에서 산만한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새로운 사람이 온 경우, 상대방을 배려하는데 신경 쓰기 때문에 미술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분이 누구이고 어떤 역할을 하시는 분인지 설명을 하면 새로운 선생님에게 쓰는 안테나를 조금 덜 쓰지 않을까 하여 제가 기록 선생님이라고 소개를 하였답니다.


제자 1의 미술 수업 진행은 제가 임의대로 이름 붙인 행복한 심장 그림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지난번 수업에서 대표님에게 제자들의 그림 전시회를 올해 안에 한다고 전달받았습니다. 이것은 미술 선생님으로서 숙제입니다. 일단, 제자 1의 행복한 심장 그림이 예쁘게 완성되었기 때문에 이 그림을 전시해야겠다고 제가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림 사이즈가 너무 작으니, 똑같은 사이즈 한 개의 그림이 더 필요하여 제자 1에게 불행한 심장을 하나 더 그리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고 그림 스케치를 하고 배경을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지저분하게 그림을 그려 볼 예정인데요. 행복한 심장은 깔끔하고 밝은 채색을 하였다면 불행한 심장은 조금은 어수선하고 어두운 채색을 할 예정입니다. 제자 1이 제 설명을 잘 이해해서 기특합니다.


제자 2의 미술 수업은 특수 교육 선생님이 많은 부분을 담당을 해주십니다. 지난번 수업에서 기린을 그리자고 저와 이야기를 하여 기린을 그릴 미술 수업 자료를 준비해 갔습니다. 제자 2는 미술을 처음 배우는 단계이고 아직 기본적인 형태를 그리지 못합니다. 일단, 기린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기본적인 도형 그리기 연습을 하였습니다. 제자 2의 그리는 선의 느낌과 형태를 보는 감각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린 몸에 있는 무늬 형태들을 그리기 어려워하여 어떻게 하면 제자 2가 쉽고 어렵지 않게 그리는 연습을 해볼지 제가 고민을 더 해봐야겠습니다. 언젠간 제자 2가 세상의 모양을 크고 다양하게 보고 네모난 스케치북에 멋지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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