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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미술교실

by 미지수

저는 지금 성인 발달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미술 수업을 시작하기 전 10분가량 발달 장애인들의 사회성 향상을 위해서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주제는 데이트 신청하기입니다. 사실 사회성 향상 주제에 대한 순서가 정해져 있지만 다음 주 그림 주제를 위해서 이번 시간에 토론 주제의 순서를 조금 앞당겨서 함께 이야기하였습니다.


인간이 타인을 알게 되고 마음에 든다면 서로 알아가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야 하겠지요? 그러려면 데이트를 신청해야 합니다. 데이트를 신청한다라는 말이 저에게는 조금 형식적이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조금 무겁게 느껴지지만 달리 다른 대체할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썸 타는 단계라고 말하겠습니다. 예전엔 몰랐었지만 저는 이 단계가 조금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서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차차 상대방을 알아가는 시간 말이지요. 사람들마다 관계를 맺는 스타일이 달라서 서로 천천히 알아가면 좋겠지만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이성을 압도하기도 하니까요^^;


데이트를 신청하는 과정까지 인간은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요. 타인이게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많은 것들을 양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결점을 숨기고 싶어 합니다. 그건 평상시의 내가 아니지요. 그래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서로 훑어보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관계를 시작하는 지점에서 둘 중 어느 한쪽만의 양보나 결정을 어느 한 사람에게만 강요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편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나중에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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