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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수업 13

우리들의 미술교실

by 미지수

저는 지금 성인 발달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 시간에 외부에서 손님들이 오셔서 참관 수업을 하여 좀 어수선했는데요. 그래도 저의 뛰어난 제자들이 집중을 잘해서 수업을 즐겁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미술 수업은 특별히 사회성 향상을 위한 토론의 주제와 그림 작업을 연결시켜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다시 사회성 향상 토론에 대해 글을 쓰겠지만 이번주 그림 주제는 데이트하기였습니다. 요즘 제 그림을 포함하여 여러모로 사랑이 제 주위를 맴도나 봅니다:) 아무튼, 데이트하기 주제를 어떻게 그림으로 그릴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데이트 장소를 그림으로 그리면 되겠다고 생각을 하여 제자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데이트 장소를 생각해 보라고 하니 제자 1은 도서관, 제자 2는 이마트였습니다:)


제자 1은 함께 토론을 하고 도서관에서 누군가와 책을 보며 데이트하는 모습을 먼저 낙서 형식으로 칠판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매시간 사회성 향상 토론을 하고 제자 1에게 가볍게 생각나는 것을 칠판에 그려 보라고 유도하는데 괜찮은 방법인 듯합니다. 제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인데,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그런 다음, 스케치북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 속의 좋아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렸는데요. 스케치만 하고 채색은 하지 않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시간에 그렸던 불행한 심장 그림을 그리려고 하였는데 그림 자료가 사라져서 한참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색감의 다른 이미지를 보면서 채색을 시작했습니다.


제자 2는 지난번 시간에 데이트 장소로 이마트의 영화관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팝콘을 먹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미술을 처음 배우는 단계인 제자 2는 아직 큰 이미지를 그려내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형태에 대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원과 삼각형의 도형 연습을 하고 하는데 보조 선생님께서 원 도형을 삐뚤삐뚤하게 그렸다고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음, 선생님과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제자 2는 형태를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 선을 반듯하게 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제 미술 수업 방식은 잘 그리는 그림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제자들에게 그림 스타일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선생님과 따로 이야기를 하여야겠습니다. 아마도 수업을 시작하면서 이 부분을 제가 간과하고 넘어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림에 채색을 시작할 때 제자 2에게 어떤 방법을 제시하지 말고 제자 2가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그냥 지켜봐 달라고 부탁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그림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자 2는 특히 젤라토를 좋아한다고 하여 블루베리가 들어간 맛있는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그렸습니다. 잘했어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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