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알기
인류의 삶은 아프리카의 온화하고 살기 좋은 기후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은 에덴동산이나 다름없었다. 사람들은 어머니의 대지가 제공해 주는 풍부한 열매와 채소만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종이라서 세상을 보기 위해 무리 지어 하나둘 길을 나섰다… 방랑자 원형은 인간 종족만 가진 고유의 모습이다. 그것 없이는 인간이 될 수없다… 고아의 이야기가 낙원에서 시작된다면, 방랑자의 이야기는 감금 상태에서 시작된다. 동화 속에서 장차 영울이 될 사람은 탑이나 동굴에 갇혀 있으며, 대개 마녀나 사람 잡아먹는 괴물, 아니면 무시무시한 야수의 포로가 되어 있다. 그를 가두고 있는 존재는 종종 현재의 상황을 상징하는데, 사회의 지배적인 관습이 그에게 강요하는 체제에 대한 순종과 가짜 정체성이 그것이다.
그 영웅이 여성인 경우에는 알프레드 테니슨(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의 시 [샬롯의 처녀]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거울의 마법에 갇혀 있다. 샬롯 성의 처녀는 태어나자마자 너무 아름다운 미모로 인해 성 밖으로 나가면 죽는다는 예언을 듣는다. 그래서 평생 탑 속의 방에 갇혀, 마법 거울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며 살아간다. 이런 이야기 속 주인공은 자신이 갇혀 있는 곳이 낙원이며, 그곳을 떠나면 필연적으로 신의 은총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말을 수없이 듣는다. 즉 그를 가두고 있는 새장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라는 것이다. 이때 주인공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실을 보는 눈을 갖는 것이다.
방랑자의 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인간 내면의 독립이고 자신의 자아 탐구를 돕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정해진 틀을 벗어나 탐구 여행을 하는 행위는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 내면에 가장 영향을 주는 6가지 원형이 균형 있게 발현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한두 가지 원형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이 많아 보이는 거 같다. 그래서 이타주의자 눈에는 인생을 탐구하겠다고 여행을 떠나는 것은 이기적으로 보일 것이며, 전사의 눈에는 나약한 현실 도피로 보이고, 고아의 눈에는 여행은 말할 수없이 위험한 일로 보이게 된다. 인간은 성인이 되면서 우리 각자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켜야 한다. 성인이 되면서 현실 세계에 내쳐졌지만 자신을 다독여 치유하고, 자신의 자아 탐구를 위해 독립을 하고, 기술을 연마하여 세상에 용기를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며, 타인을 사랑하며,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작지만 사소한 선택들을 하나씩 선택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소소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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