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찾으러 숲 속으로 들어간 술래인 앤은 처음으로 매일 지나다니던 숲 속 오솔길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오늘따라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유난히 반짝거리고 살랑살랑 불러오는 바람이 앤의 얼굴에 와닿습니다.
"숲이 이렇게 예뻤던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 술래 앤은 숲 속을 향해 외칩니다.
"못 찾겠다, 꾀꼬리!"
"모두 다 나와! 나 못 찾겠어!"
숲 속에 숨어있던 아이들은 하나둘씩 신이 난 얼굴로 술래인 앤 주위로 모여듭니다.
"앤, 우리가 너무 잘 숨었지?"
"응, 너희들 너무 잘 숨어서 찾기 어려웠어"
아이들은 술래인 앤이 자신들을 찾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하자 들뜬 마음으로 인형의 집으로 뛰어갑니다. 앤은 신이 난 친구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한편 아이들이 노는 것을 쭉 바라보고 있던 지붕 위에 있던 유령 공주들은 숨바꼭질 놀이가 어이없이 빨리 끝나버리자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감추기 위해 가지고 있던 부채로 얼굴을 잽싸게 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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