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지수 Aug 05. 2024

특별한 수업 10

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술 수업은 제자 2, 제자 3 그리고 제자 4와 보조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분들과 참여하지 못하게 된 분이 있어서 제자들을 나타내는 넘버를 변경하였습니다.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잃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제자 1, 추상화를 그리는 제자 2, 고양이를 좋아하고 미술재료 오일파스텔에 재미를 붙인 제자 3, 그림 그리기에 열정적이지만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제자 4.


제자 2는 지난 시간에 이어 추상화를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물감과 물의 비율을 잘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니면 제가 그림의 깊이를 위해서 채색을 더하면 좋겠다고 제자 2에게 요청하였는데 반복적으로 칠하는 행위가 지겨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제자 2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세심하게 제자 2의 행동을 파악해야 합니다. 밝고 예의가 바른 제자 2는 어머니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자 2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어머니는 다른 교실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기다리시네요.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제자 2의 Untitled-1 그림을 끝내고 다음 시간에 그림에 바니쉬로 마무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제자 2는 별 형태는 그리지 못하지만 전시회에 필요한 별을 3개나 완성시켰습니다. 저와 보조 선생님이 별모양에 맞춰 점을 찍고 제자 2는 점을 연결해 선을 만듭니다. 그리고 바탕은 파란색 혹은 보라색으로 별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칠하고 있습니다.


제자 3은 지난번 시간에 이어 다른 고양이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고양이가 그림 주제로 좋다면 고양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면 되는데 제자 3의 마음을 좀 더 살펴봐야겠습니다. 검은색 고양이를 채색하는데 전체적으로 색감이 그냥 검게 어두워졌습니다. 그래서 원이 빛을 받았을 때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그리고 반사광에 대해 설명하니 모두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시간과 마찬가지로 그림의 70% 정도를 완성되었을 때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림 표현을 더 꼼꼼히 하거나 집요하게 그림을 그려서 스스로 자기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아야 합니다. 오일 파스텔 재료가 재미있다고 말하니 제자 3이 그림 그리는 대로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제자 4는 지난 시간에 독특하게 그린 반려묘를 완성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여 바닷가에 있는 야자수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자 4는 재료인 아크릴 물감을 잘 사용할 줄 압니다. 그래서 제가 다음 그림부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림을 열정적으로 그리지만 너무 사실적인 부분에만 매달려서 그림 그리는 기술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합니다. 음,, 그림의 기술이라,, 오랫동안 끈질기게 앉아서 그림을 그리면 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은 공부 잘하는 방법과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의 감각만 있다면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 그림을 잘 그리게 됩니다. 물론 관찰력도 좋아야 합니다. 저는 오래전에 이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 시험을 보고 대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그림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독특하게 표현할 줄 아는 예술가를 더 좋아합니다. 제자 4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려 언젠간 자신이 만족하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x

매거진의 이전글 특별한 수업 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